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선도자의 힘

박용선 웅진코웨이㈜ 사장

알 리스의 저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 따르면 마케팅에 있어서 기본적인 요소는 최초로 뛰어들 수 있는 영역을 만드는 일이다. 즉, 더 좋은 제품을 팔기보다는 최초로 시작하는 것이 소비자의 인식 속에 강하게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사실상 우리는 최초의 우주 비행사, 최초의 신대륙 발견자, 미합중국 초대 대통령은 기억해도 두 번째 우주 비행사, 두 번째 대통령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는 두 번째 사람이 아무리 더 훌륭한 업적을 수행했다 해도 첫 번째라는 강력한 이미지 속에 가려지기 때문이다. 어느 성공 벤처 기업가의 ‘내가 간 길은 내가 처음 간 길이었다’는 한마디 성공담은, 약자가 해야 할 일은 강자가 버티고 있는 전장에 나가 헛되이 전력을 소비할 게 아니라 강자가 관심을 갖지 않는 버려진 자투리땅을 개척해 말뚝을 박고 이름표를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해서 한 분야를 대표하는 선도자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좁은 시장이라 해도 1, 2위는 살 수 있지만 큰 시장의 3, 4위는 살아남기 어렵다. 이것이 시장의 기본 질서이다. 미지의 시장을 개척하면 그 시장은 그 분야를 대표하는 명사로 자리잡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코카콜라ㆍIBMㆍMSㆍ질레트 등은 모두 한 분야를 대표하는 이름들이다. 소비자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분야별로 한 두 가지 이름밖에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것도 거의 첫 번째 이름만을 기억한다. 첫사랑 여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말이다. 미국의 광고전문지 ‘Advertising Age’의 통계를 보면 현재의 주요 시장 지배자(Market Leader) 25개 브랜드 가운데 19개가 50년 이상 시장 지배력을 고수하고 있는 브랜드라고 한다. 이처럼 초기 시장을 개척한 리더의 영예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빛난다. 시장 선도자가 영예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후발들은 선도자가 붙인 이름을 거쳐야만 자신들의 이름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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