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형 경쟁력'을 구축하라] 두산인프라코어

"中을 홈마켓으로 육성" 전력 투구<br>상반기 中서 굴삭기판매 1위 차지…경쟁사 캐터필라·코마츠등 앞질러<br>설비투자·연구개발에 과감히 투자…2015년까지 매출 50兆 달성 목표

지난 5월 인천공장에서 열린 '차세대 지게차 신제품 평가회'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신형 지게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해 5월 창원 공장에서 공작기계 전시회를 열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은 지난 4월 옌타이시에 위치한 공장에서 '굴삭기 누적 3만대 판매돌파' 기념식을 개최했다. 중국내에서 굴삭기 판매 누적 3만대 돌파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처음이다.



“2015년부터는 미국의 캐터필라, 일본의 코마츠 등과 글로벌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어야 한다.” 지난 2월 두산타워 12층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아 대회의장.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사장과 임직원들이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아가 생존경쟁력을 유지하고 나아가 ‘글로벌 톱 5’로 도약하려면 중국을 홈마켓으로 육성시켜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현재 8조7,000억 달러로 추정되는 ISB(사회 기간망 지원 사업ㆍInfra Support Business) 시장에서 10년 후인 2015년까지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의 목표를 달성해야 두산인프라코아의 확고한 위상이 세워진다“며 “이를 위해 글로벌 선두기업과의 경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에 통합된 지 만 1년. 두산인프라코아가 중국시장을 교두보 삼아 야심찬 글로벌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해라= 최 사장의 비전과 목표는 어찌보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아보인다. 경합 대상으로 꼽고있는 캐터필라나 코마츠 등의 글로벌 위상이 두산인프라코아와 비교하기엔 너무 크고, 높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아 자체만을 주목한다 해도 현재의 기업 규모를 앞으로 10년내 16배로 키워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회사 임직원들은 최 사장의 비전과 목표를 무리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표정이다. 글로벌 비전과 전략 설명회에 배석했던 한 임원은 “예전(대우종기 시절)에 이 같은 목표를 잡았다면 허황되다고 일축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두산 그룹으로 탈바꿈한 지금은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현 경영진은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며 “가장 크게 변한 것은 강해진 내부 체질”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시장을 잡으면 세계가 끌려온다=두산인프라코아가 ‘10년 청사진’을 현실화하기 위해 가장 주력하는 것은 중국시장 관리. 이 시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를 겨냥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김동철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현지법인 총경리는 “중국의 건설기계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등 전 세계 ISB 분야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캐터필러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누르고 이 시장을 장악한다는 것은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적인 것은 두산인프라코아가 이미 중국시장 점유율 등에서 캐터필라와 코마츠 등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상반기에만 4,824대의 굴삭기를 판매해 캐터필라(2172)사를 2652대의 차이로 누르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조만간 두산인프라코아는 중국시장에서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회사 측은 “오는 8월말 예정으로 중국내 지주회사 설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주회사가 가동하면) 현지기업 M&A 추진과 R&D 센터 건립, 그룹의 중국 사업 전초기지 등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를 선봉으로 중국내 신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최 사장은 이와 관련, “두산그룹은 지난 90년대 중후반부터 구조조정을 겪으며 매년 2~3개의 계열사를 팔아 본 노하우를 축적해놓고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M&A를 일상화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인프라코아은 이 밖에 인도와 메트남ㆍ러시아ㆍ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도 연계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도 구상중이다. 두산 그룹으로 통합된 지 만 1년여 흐른 지금 두산인프라코아는 그동안 감춰졌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 R&D 수준 "지게차 25개 모델 한꺼번에 바꾼다"
"어느기업도 도전하지 못한 일로 기술력 확신없이는 시도 불가능"
최근 공표한 '지게차 풀 라인업 체인지'는 이 회사의 기술 및 연구개발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좌표다. 두산인프라코아가 풀 라인업을 바꾸겠다는 것은 전체 25개의 개별 모델에 배기량과 출력 등 옵션을 적용할 경우 100여개의 신모델을 한꺼번에 교체한다는 것을 뜻한다. 강병후 산업차량BG 해외영업담당 상무는 "전 세계 지게차 시장에서 모든 모델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지금까지 어느 기업에서도 도전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없이는 시도하기가 불가능하지만 이를 성공시킴으로써 해외 영업 목표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매력적인 모델을 선보인다는 의미도 크지만 기술력을 자신만만하게 과시하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두산인프라코아는 최근 2010년까지 매출 10조원, 영업이익률 10%라는 중기 비전을 마련해 놓았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장기 계획인 2015년 글로벌 톱 5 달성을 위해 1차 고지로 정한 중기 비전이다. 지난 2005년 기록한 매출 2조8,153억원, 영업이익 1,745억원과 비교할 때 각각 355%, 573% 증가한 규모. 두산인프라코어 도약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간 평가 기준이기도 하다. 이상엽 두산인프라코어 기획홍보 담당 상무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자신있게 경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바탕에 깔고 있지 않다면 제시하기 힘든 목표"라며 "이 계획엔 현재의 두산인프라코어의 모습에 신사업 진출과 경쟁사 M&A 등을 모두 합한 미래상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또 "중간 성적이 만족스러울 경우 일본의 코마츠ㆍ히타치, 미국의 캐터필라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6대륙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뒤집어 말하면 현재로선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정면 승부보다 세계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체력과 규모, 연구개발 능력 강화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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