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추진중인 자사주 매입에 의한 지분 맞교환이 금융감독위원회에 의해 제동이 걸릴 위기에 처했다.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14일 양사간 합의서를 체결하고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KT주식 2천980만8천333주(지분 9.64%)와 KT가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주식 826만6천923주(9.27%) 전량을 상호매매하기로 했다.
당시 양사는 매매방법으로 `추후 양사가 합의하는 방법'으로 매매를 실행키로 했으며 내부적으로는 공공 금융기관이 자사주 매입을 중개해주는 3자매각 방식을 추진했다.
양사가 지분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각각 자사주를 취득해 맞바꿔야 하는데 증권거래법상 자사주 취득은 거래소시장에서 취득하거나 공개매수의 방법만 가능하다.
그러나 시장에서 장중에 취득할 경우 양사가 보유한 양사의 지분 전량의 시가총액은 3조5천억원이 넘기 때문에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사가 합의한 가격으로 사들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 공개매수를 하는 경우도 다른 주주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합의한 주식수보다 훨씬 많게 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시간외 대량매매로 자사주를 취득해 교환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정보통신부는 금감위 공시규정의 "다만 예금보험공사,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시간외 대량매매의 방법에 의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에 따라 예보나 산은이 중개하는 3자매각 방식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금감위는 단서조항의 입법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실상 현행규정상으로 지분 맞교환은 물건너 간 셈이다.
다만 방법이 있다면 금감위가 공시 규정을 개정하는 수 밖에는 없는데 단지 민간기업의 지배구조 변경을 위해 정부가 규정을 고치기에는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정통부 장관이 KT사장 재임시절 실시된 공모에서 SK텔레콤이 대주주로 부상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부처간 협의를 갖는다는 것 자체에도 비난의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4일 양사가 지분 맞교환을 합의했을 당시 증시 전문가들은 양사가 매입한 자사주의 소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으나 향후 주가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당시 KT는 민영화를 달성하면서 지적받아온 특정업체의 시장독점이나 지배를 방지하기 위한 KT민영화의 정책적 의도와 목적을 이룰 수 있게 되고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 SK텔레콤도 KT의 대주주로 부상하면서 받아온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고 KT보유 지분매각에 따른 우려가 해소된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