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근로자의 산업재해가 중요한 노동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노동현장에서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질병에 걸리는 등 산업재해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 등에는 지난 해에 비해 각각 60%, 40%이상 산재 근로자가 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산재 근로자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는 등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산재 문제를 올해 춘투의 주요 이슈로 삼고 강력 투쟁한다는 방침이어서 노사간의 갈등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28일 노동부가 발표한 `2003년 2월말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2월말까지 산재를 당한 근로자수는 1만5,299명(1월부터 누적치)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1,212명보다 36%(4,087명)가 늘어난 것이다.
산재 근로자 가운데 업무상 사고를 당한 근로자는 1만4.8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31명)보다 37%가 늘었고 목숨을 잃은 근로자도 476명으로 지난해(381명)보다 24%가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의 산재 발생자수가 3,531명으로 지난 해(2,470명) 같은 기간보다 60%나 늘었고 제조업은 43%(6.431명)가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은 전체 산재의 68%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단병호 민주노총위원장은 “산재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산재 검사를 하면 근로자의 15~16%는 실제로 요양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산재가 올해 춘투의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부는 산재가 급증하는 이유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재정의 조기집행 등으로 건설경기가 일부 좋아지는 등의 이유로 산재가 증가하는 것을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 난감하다”며 “모든 업종에서 산재가 늘었기 때문에 특별한 원인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재를 당한 근로자들은 경제적으로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총이 최근에 1,231명의 산재 장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산재 장해인의 83.1%가 `가정 경제가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산재 근로자들의 대부분이 직업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응답자의 22.7%만이 `직업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77.3%가 `직업이 없다`고 대답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국장은 “장애를 당한 근로자들에 대한 사회의 배타적인 풍토 등으로 인해 산재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재 근로자의 직업 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근골격계 질환=전자부품 조립, 용접 등 단순반복작업이나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불편한 자세 등에 의해 목과 허리, 팔다리의 신경 근육 및 그 주변 신체조직 등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해마다 발병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