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끌어올리려면 8조~20조원의 재정지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로 열린 제2회 국정과제 세미나에서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조언이 쏟아졌다. 이들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재정 확대를 통한 소비 진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경제위기로 신빈곤층이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복지 혜택의 폭과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확대 불가피"=원윤희 한국조세연구원장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조세재정 정책방향'이란 주제 발표에서 "세계경제가 붕괴된 상황에서 국가채무의 평가 기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필요가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경제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의 관점에서 우리나라도 추가적인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이를 1%포인트 정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소비진작에 나서거나 재정 지출을 확대할 경우 8조~20조원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정도 높이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 지출을 집중할 경우 8조~10조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성장률을 1%포인트보다 더 높이려면 재정 소요 역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 지원을 위한 상품권ㆍ쿠폰 지급과 관련해서는 "상품권은 소비진작 효과는 클 수 있지만 소득보전 효과는 떨어지는 만큼 저소득층에는 현금을, 중산층에는 상품권을 지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가구원 수를 감안할 경우 지급 규모는 3조~5조원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용과 투자지원 강화 방안으로는 ▦기업이 내야 하는 실업급여 기여금 1년간 한시적 면제 ▦신규 고용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및 국민연금보험료의 사용자 부담분 2년간 면제 ▦실업급여 총지급기간 7개월로 연장 ▦실직근로자 건강보험료 정부 대납 등을 제시했다. ◇"경제위기 심화되면 신빈곤층 150만명 늘 수도"=올해 경제성장률이 -5% 이하로 떨어지면 최고 150만명이 신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국내총생산(GDP)이 4% 성장하면 32만명의 신빈곤층(위기계층)이 새로 발생하고 -4%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 추가로 120만명의 신빈곤층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올해 우리 경제가 5~8%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최소 150만명 안팎의 신빈곤층이 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신빈곤층으로 추정되는 인구 282만명을 합하면 최악의 경우 올해 말 신빈곤층의 규모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적용인구(4,816만명)의 10%에 육박하는 43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이 같은 신빈곤층 증가 추세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보장제도(National Security System)'라는 신개념 사회안전망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기가구에 건강보험료 납부를 유예하고 희귀난치성ㆍ중증 질환자는 법정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주거나 고액 진료비의 대불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은 최근 경제위기로 빈곤층 아동의 11%가 부모가 실직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빈곤지역 아동의 91%가 통합아동복지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 손길이 닿지 않는 아동을 위해서는 식비ㆍ교통비ㆍ교육비ㆍ의료비에 쓸 수 있는 체크카드 형태의 전자바우처를 지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양호 국토연구원장은 미분양주택 조기 소진을 위해 양도세 면세 기간을 수도권은 5년, 지방은 10년으로 차등화하자는 주장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