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변화와 중용

`변화와 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기업을 비롯한 모든 조직이 세상의 변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고, 이를 위해 제도와 사고의 틀을 바꿔 나가는 것이 개혁이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제학적으로 변화란 현재 취득하고 있는 가치를 버리고 더욱 높은 가치를 취득하기 위해 리스크를 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가치를 고집할 때 더 이상 추가적인 보상, 즉 발전은 없게 된다. 따라서 변화와 개혁은 어려운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바로 `중용`이다. “치우치지 않는 것을 중(中)이라 하고, 바뀌지 않는 것을 용(庸)이라 한다. 중은 천하의 바른 도요, 용은 천하의 정한 이치”라고 한다. 현대적 의미로 이를 해석하면 일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균형감각의 유지와 원칙의 정립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이해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이해집단은 나름대로의 이해 관계를 갖고 갈등을 한다. 다양한 이해 관계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균형감각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것은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것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원칙이 명확하지 않고 자의적이라면 이런 원칙 아래에서는 그 어떤 변화도 추진할 수 없고, 결국 개혁도 무산되기 쉬운 것이다. 일관된 원칙을 정립하고, 이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가차없이 처벌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런데 문화란 하루 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고 그 사회 구성원의 삶의 양식이기 때문에 단번에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하나 하나 고쳐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조그만 노력이 끊임없이 진행되어 쌓여 나간 결과가 문화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단단한 바윗돌을 낙숫물이 뚫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고 발전하기 위해 회사조직, 기업경영, 국가 경영의 변화와 개혁은 불가피하다. 정보통신혁명으로 세상이 생각의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맞게 변화하기 위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한번에 모든 일을 달성하겠다는 조급증을 버리고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중용의 리더십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유이다. <김용규(동원증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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