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2재계 떠오르는 '뉴 리더'] <3> LG

위기관리 뛰어난 전문가 집단 포진올해 LG 인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그룹의 양대 축인 구씨와 허씨 가문의 분리에 앞선 인적 분할 작업 가시화와 전문가 집단의 중용이다. LG의 예상 분리구도는 구본무 회장을 정점으로 한 구씨 일가는 전자ㆍ화학ㆍ금융 계열사, 허씨 일가는 건설ㆍ유통ㆍ정유부문을 각각 맡는다는 것. 빠르면 연말까지 모든 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허창수(54) LG전선 회장이 20일 LG건설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양 가문의 분리를 위한 인적 정지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LG 구조조정본부는 "허창수 회장의 건설 이동은 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주력업체가 아닌 LG전선의 계열분리에 따른 자리 바꿈에 불과하다"고 강조하지만, 허씨 집안의 좌장격인 허 회장의 위상이나 그간에 이뤄진 인사를 고려하면 분가를 위한 수순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허태수(45) LG증권 상무가 LG홈쇼핑으로 옮기고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본준 (51) LG필립스LCD 대표가 오는 4월 출범 예정인 전자계열 지주회사 LGEI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동생 구평회 그룹고문의 장남인 구자열(49) LG전선 부사장의 행보도 관심이다. 그 는 지난 18일 LG전선 주총에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됐는데 내년 중 계열분리되는 LG전선 경영권을 확보, 독자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강유식(54) 구조조정본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LG그룹의 실세. 지난 98년 외환위기 상황에서 구조조정본부를 맡아 대규모 외자유치 성공과 재무구조 개선을 주도했으며 올해도 LG의 조타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현안인 지주회사 전환, 구씨와 허씨 일가 분리 과정에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전문가 중용의 대표주자로는 LG전자 정보통신사업총괄 부사장에서 최고경영진에 오른 김종은(53) 사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지난해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CDMA 수출을 전년에 비해 85%나 늘리고 IMT-2000 장비 국산화 성공 등을 통해 LG전자 이동단말사업을 세계 10위권에 진입시킨 장본인이다.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으로 정보통신사업총괄 겸 이동단말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선임됐으며 이번에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의 발탁은 정보통신사업을 새로운 캐시 카우(Cash Cow)로 육성하겠다는 그룹의 의지 표명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백색가전에 못지 않은 현금창출원으로 정보통신사업을 키우겠다는 것이어서 김 사장의 그룹내 위상과 역할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인사 때마다 최연소 승진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조준호(43세) 정보통신전략담당 부사장은 뉴 리더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는 지난 95년말 인사에서 최연소(36세)임원에 오른 데 이어 올해 인사에서는 최연소로 부사장에 승진해 주목을 받았다. 조 부사장은 경영혁신추진본부 근무당시 그룹의 21세기 비전을 마련하는데 깊이 참여한 핵심 멤버로서 깔끔한 일처리가 돋보이며 구본무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부사장 대열에 합류한 LG전자의 권영수(45) 재경담당, 윤상한(51) 디지털영상사업부, 신기섭(51) CDMA사업부, 황운광(54) PC사업부, 이영하(48) 냉장고사업부 임원 등도 뉴 리더로 꼽힌다. 권영수 부사장은 조준호 부사장과 함께 LG의 주력인 LG전자가 펼쳐나갈 경영전략을 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 부사장은 지난 98년부터 추진한 필립스사와의 LCD사업 지분 매각 협상에 참가 대규모 외자유치를 성공시켜 그룹내 재무통으로서의 위지를 확고히 다졌다. 윤상한 부사장은 디지털가전 전문가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직관력이 뛰어나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며, 신기섭 부사장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한 실천력으로 정평이 나있다. 또 황운광 부사장과 이영하 부사장은 야전사령관형으로 남다른 추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시장과 특정분야 전문가들도 리더 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인사에서 나란히 승진한 LG전자의 강승구(52) 중국영업담당 부사장과 LG화학의 김한섭(53) 중국LG법인장(부사장)은 중국에서 LG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이 기대되는 인물들이다. 특히 강승구 부사장은 가전유통에 대한 풍부한 경험 및 전문지식을 보유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통의 중용은 중국시장 급성장에 따른 치열한 경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기봉(45) LG텔레콤 정보기술실장연구위원(상무급)은 이동통신 IT분야에서 그룹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첨단 시스템 독자개발과 운영으로 최고경영진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차세대 리더로 주목된다. 전병욱(38) LG텔레콤 Coporate T/A 담당 상무는 30대 그룹의 선두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유통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영업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임원으로 발탁됐다. 박재규(42) LG홈쇼핑 마케팅부문장(상무)은 미국 MIT에서 경영학 석사와 물류공학 박사학위를 딴 인재로 여러 팀으로 나눠져 있던 마케팅 부문을 개편해 조직을 통합, 뛰어난 실적을 올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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