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이 정상명 검찰총장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
한나라당의 '공작정치 저지 범국민투쟁위원회(위원장 안상수 의원)' 소속 의원 9명은 이날 10시50분께 대검찰청에 도착, 정 총장 면담을 요구했다. 국정원의 '이명박TF' 사건 수사와 관련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 총장은 "직접 면담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면담을 한사코 거절했다. 대선과 관련된 수사의뢰 사건이 계속 중인 가운데 특정 인사들을 만날 경우 외부에 오해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의원들은 "정 총장을 만나야 겠다"며 7층 총장 집무실까지 올라갔지만, 접견실에서 미리 나온 차동민 기획조정부장(검사장)과 3시간 대치끝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점심은 외부에서 배달된 자장면으로 해결했다. 박계동 의원은 "국정원장도 2차례 면담하고, 국무총리도 1시간 면담했는데 검찰총장은 얼굴도 못보고 간다"며 "국회를 무시하는 게 아니냐"며 발끈했다.
안 위원장 역시 "내가 12년째 국회의원 하고 있는데, 검찰총장 못 만나고 간 것은 처음"이라며 "왜 만나지 않으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25일 다시 검찰총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 등은 이날 국정원 '이명박TF' 사건 관련 검찰 수사일정 등에 대해 공개질의를 한 상태며, 25일 재방문해 답변을 듣겠다는 방침이다. 정 총장의 다음 포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