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뉴스 포커스] "그리스완 달라…시장 과민 반응"

헝가리 위기 정말 심각한가<br>유로화 사용하지 않고 GDP·적자 규모 미미<br>"위기" 발언 과장 분석도


헝가리가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헝가리는 본질적으로 그리스와 다르다"며 "금융시장이 지나칠 정도로 과민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스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리스 재정위기로 30배나 큰 유로존이 휘청거렸고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3배에 이르는 1조달러의 구제금융이 필요했다. 이는 그리스가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빚을 갚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경우 동일 통화권인 유로존 전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 유로존의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러나 헝가리는 다르다. 헝가리는 유로화를 쓰지 않는다. 헝가리가 디폴트를 선언하더라도 파괴력은 그리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헝가리에 돈을 빌려준 유럽 은행들이 타격을 받겠지만 세계경제 전체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마자 국가부도 위기로 내몰린 헝가리가 200억달러의 구제금융에 힘입어 무난히 위기를 넘긴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더욱이 헝가리 GDP는 그리스의 3분의1, 유로존의 1%에 불과하다. 재정적자도 그리스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2008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긴축정책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는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헝가리는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포린트화를 절하해 수출을 늘리면 되고 언제든지 IMF로부터 20억달러를 추가 인출해 빚을 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정부의 "디폴트 가능성" 발언도 정치적 배경 때문에 과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조차 "헝가리 정부가 새로운 긴축정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국가 재정위기를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정긴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엄살을 떨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유로존 경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로존 자체가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1ㆍ4분기 성장률은 0.2%(전분기 대비)에 불과했다. 유로존보다 정부 부채가 많은 일본(1.2%), 미국(0.8%)은 물론 영국(0.3%)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재정투자 등을 통한 경기부양에 힘입어 어느 정도 버텼지만 재정긴축 기조 아래서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경제성장을 통한 재정건전성 확보라고 볼 때 긴축에 따른 저성장은 자칫 '일본식 장기불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헝가리발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은 유로존 내부에 있었던 셈이다. 물론 유로존 위기에 따른 유로화 급락은 동전의 양면이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6일(현지시간) "유로존의 펀더멘털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탄탄하다"며 "유로화의 위상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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