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엔터테인먼트업계 휘파람 불구 벤처캐피탈은 "남의 얘기" 소외감

"제작 당시는 투자 활성화 이전" 수혜업체 없어<br>'화려한 휴가' 등 성과냈지만 수익률 낮아 걱정도

디워

태왕사신기


최근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의 흥행과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높은 시청률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들떠있다 하지만 정작 엔터테인먼트 펀드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들은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과당 경쟁으로 인해 떨어지는 수익률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디워'가 10위권 안팎의 성적을 보이며 손익을 분주히 계산하고 있지만, 영화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단 '디워'의 수혜를 기대할 만한 벤처캐피탈은 전무한 상황. 업계 관계자는 "'디워'가 제작될 당시만 해도 창투업계의 영화 투자가 활성화 되기 전이었다"며 "또 '디워'는 제작비 규모가 너무 크고, 사업성의 잣대로 보는 제작사의 경력도 부족해 투자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영화 '화려한 휴가'에 투자한 CJ창업투자, 바이넥스트 등 일부가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이 영화를 제외한 펀드들은 적정 수익분기점보다 턱없이 낮은 수익률을 걱정하고 있다. 펀드해산 절차를 밟고 있는 KTB네트워크의 '콘텐츠 1호 펀드' 역시 수익률이 1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체 관객수는 비슷한 반면, 영화 제작편수는 너무 많아진 데다 영화 수준은 관객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113편, 올해 80여편의 영화가 제작됐지만 금융 투자자들은 적정수익을 위해선 연간 50편 미만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프로젝트 펀드보다 제작사ㆍ유통사 등 회사 위주의 펀드로 운영해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업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한류의 선두주자인 배우 배용준이 주연하는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인기를 누리며 지상파 방송을 타고 있지만, 벤처캐피탈 업계엔 '남의 얘기'다. 드라마는 그나마 영화보다 안정적인 시장이지만, '한류'을 타고 해외판매로 승승장구 했던 예전에 비하면 시들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 드라마 투자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CJ창투의 경우 드라마에 주로 투자했던 '방송영상 투자조합 5호 펀드'를 해산 중인데 성적은 손익분기점을 겨우 맞출 것으로 본다. CJ창투 관계자는 "드라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구조 자체가 수익률을 높이기 힘들다"며 "시장 지배자인 공중파 방송의 지원을 받아 초기 리스크가 낮지만 그만큼 수익률도 낮기 때문"고 지적했다. '태왕사신기' 투자를 담당했던 김의준 SSD 대표는 "드라마 사전제작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 보니 벤처캐피탈 업계가 투자를 주저했다"면서 "당시 외면했던 벤처캐피탈이 요즘은 오히려 그때 고집을 더 피우지 그랬냐고 푸념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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