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울포럼2013]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기조강연<br>금전 등 물질적 지원보다 기업인 기살리기가 먼저다<br>학력높은 유휴 여성인력 활용하고<br>규제 확 풀어 성장 잠재력 키워야


"창조적인 경제생태계의 핵심은 기업가정신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인책, 즉 인센티브 시스템에 있습니다."

사공일(사진)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서울포럼 2013' 이틀째인 30일 첫 번째 기조강연 '한강의 기적의 경험과 미래, 그리고 기업가정신'에서 기업가정신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공 이사장은 "1960년대 당시 한국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한 기업가정신은 하루아침에 수입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내재된 기업가정신을 정부 인센티브로 촉진한 것"이라면서 "벤처기업ㆍ대기업 할 것 없이 모두가 기업하려는 의지를 갖도록 북돋우는 정책이 창조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든다"며 정부의 역할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사공 이사장은 비금전적 인센티브에 방점을 뒀다. "과거와 달리 세계무역기구(WTO) 체제하에서는 직접적인 금전 인센티브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기업의 혁신활동에 도움이 될 연구개발(R&D) 간접지원과 함께 민간기업인의 기를 살려주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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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 이사장은 기업가정신의 회복을 통해 이뤄야 할 한국 경제의 과제로 성장잠재력 제고를 꼽았다. 미국과 유럽 경제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 침체를 더 이상 외부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여성인력에 주목했다. 사공 이사장은 "다행인 점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유휴 여성인력이 있다는 점"이라며 "유럽과 미국의 여성인력 노동투입률이 60~70%대인 반면 우리나라는 55.2%이며 역설적으로 이는 여성인력을 활용하면 성장잠재력을 상당 수준 제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공 이사장은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여성인력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육시설 확충, 출산지원제도를 확산해야 한다"며 "다만 이와 관련해 정부가 직접적 간섭규제로 고용시장을 경직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공 이사장은 창조경제 개념도 성장잠재력 제고의 연장선에서 분석했다. 그는 "대ㆍ중소기업이 공존공영하며 활발한 창업과 투자여건을 만드는 것이 창조경제의 목표"라며 "인센티브와 규제개혁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며 목표가 달성될 때 민간의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복지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사공 이사장은 "창조적 파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직, 파산, 가정파탄, 특정 지역 붕괴 등 사회적 고통과 비용을 줄이는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며 "사회안전망과 복지제도ㆍ교육개혁이 필요한 이유"라고 전했다.

사공 이사장은 "이 같은 노력이 어우러질 때 현재 3.5% 수준인 우리의 성장잠재력을 5%대로 높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정부의 비전 있는 국정운영으로 기업하려는 의지와 창의력을 살린다면 제2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강의를 마쳤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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