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문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입시교육' '조기유학' 등의 문제는 뉴스에 연일 오르내리며, '기러기 아빠'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족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교육열이 아파트 가격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주택면적이나 단지 규모, 도로 확보성이 아닌 '사교육 여건'이 아파트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자녀의 사교육 문제가 아파트 가격까지 좌우할 정도라 하니 이제는 도를 넘어선 지경이다. 남다른 교육열은 외국의 통신에서 소개할 정도로 '특이한'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래 전 필자의 미국 유학 시절, 한 평범한 가정의 초대를 받아 점심을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그 집 아이들의 처신이 나를 무척 놀라게 했다. 다섯이나 되는 아이들은 낯선 이방인들의 말이 어눌하고 재미없었을 텐데 모두가 귀 기울여 들으며 예의를 지켰다. 식사 시간에는 어른들이 먼저 수저 들기를 기다렸고, 식사가 끝난 후에는 부모는 물론 손님인 우리 부부에게까지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나라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가정 교육이었다. 그 집의 큰 아이가 지금은 국내 대학의 교수직에 있어 가끔 만나곤 하는데 반듯하고 똑똑한 젊은이로 잘 자랐다. '인성'을 먼저 가르친 그 집 부부의 가정 교육 덕분이리라.
교육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조 때부터 내려온 대물림일 수 있으니 쉽게 해소될 일도 아니다. 이제는 어색하고 진부하게 들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인성을 먼저 가르치고 적성을 찾아내어 장래와 확실한 미래를 설계하고, 그것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