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경·전경련 “빈자리” 허전/최종현 회장 암수술 충격

◎불황타개 등 중대현안 쌓여 아쉬움/수술 성공적 건강회복 문제없을듯지난 18일 최종현 회장이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암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경그룹과 전경련 등 재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선경그룹측은 최회장이 비교적 초기단계에서 암을 발견했고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나 건강회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선경그룹과 재계의 총본산인 전경련의 구도에는 큰 영향이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회장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데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30년 이상 해온 단전호흡으로 단련된 체질이어서 건강회복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측근들은 말하고 있다. 이와관련, 선경측은 『최회장이 모든 일에 의욕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성격이어서 곧 털고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도 선경은 최회장을 중심으로 손길승 부회장, 김항덕 부회장 등으로 이어지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경영체제가 잘 구축돼 최회장의 요양에 따른 경영공백 현상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회장은 병원에서 그룹임직원들이 동요치 말고 23일부터 시작되는 김영삼 대통령의 뉴욕방문일정과 관련해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당부하기도 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에앞서 손부회장과 김영만 미주지사총괄부회장은 현지에서 만나 고 박계희 여사의 장례절차를 논의, 24일 하오 영결식을 가진뒤 서울로 운구하기로했다. 재계에서는 최회장이 올해 67세의 나이에다 부인까지 잃은 충격으로 회복한다해도 인생관이나 경영관 등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최회장의 이번 건강악화는 그의 회복여부와 관계없이 선경그룹의 경영구도나 전경련의 운영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여기에 연유한다. 최회장의 수술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21일 전경련은 관련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손병두 부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여는 등 연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권오용 기획본부장은 『최회장의 상태가 좋은 점으로 미루어 전경련의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고 『이날 회의에서는 최회장이 귀국후 스스로 언급할 때까지 회장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 일체 의견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폐암수술에다 부인까지 잃은 최회장이 건강을 회복했을 경우에도 전경련 업무를 다시 볼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전경련은 당분간 비상운영체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평소에도 회장이 자주 출근하지 않았고 중요한 사안은 월례 회장단회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어 전경련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구조적 불황에 대응해 전경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는데다 정치·사회적으로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란 점에서 최회장의 건강상태나 거취문제 등은 재계의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정권이 교체되는 내년에는 새정부에 대한 갖가지 정책건의, 정치권과의 새로운 관계구축, 규제완화에 따른 재벌 내부간 갈등 조정 등의 문제와 밖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출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등에 따른 대응책 마련 등 안팎현안이 산적해 있다. 또 당장 7월의 제주도 하계세미나와 오는 11월 한·일재계회의 등도 눈앞에 두고 있어 그동안 3기를 연임하며 재계의 총본산인 전경련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최회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한편 최회장의 이같은 갑작스런 건강악화는 재계총수들의 경영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관계자들은 『그렇게 건강해 보이던 사람이 그럴 수 있느냐』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이번 일로 인해 재벌총수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룹경영과 관련해 전문경영인체제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김인영 뉴욕특파원·민병호·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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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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