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내년 한국경제에 대해 연이어 ‘경보음’을 울리고 있다. 내년 예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하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부정적인 국내시장 전망을 근거로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곳도 증가하는 추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최근 내년 국내 GDP 성장률을 -1.1%로 예측했다. 샤밀라 웰란 CLS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행 경제지표의 급격한 악화로 경제성장률을 -1.1%로 예측한다”며 “고용성장률 감소추세로 소비위축이 장기화될 것이고 건설 부문 침체는 내년 2ㆍ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국ㆍ유럽의 경기침체로 원화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부진이 이어져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의 재정ㆍ통화정책도 경기부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증권사가 내년 국내 GDP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것은 UBS에 이어 두번째로 UBS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내년 국내 GDP 성장률을 -3.0%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국내경제 전망이 ‘잿빛’을 띠면서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도 인력감축 등으로 내년 경기부진에 대비하고 있다. 씨티그룹 계열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서울지점은 지난주 IBㆍ리서치ㆍ주식매매 분야에서 10여명을 해고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도 주니어 애널리스트 1명을 해고했으며 골드만삭스에서도 건설ㆍ테크 부문 시니어 연구원 2명을 포함해 10여명이 구조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도 IB 부문 주식자본시장(ECM) 분야 전문가 1명을 포함해 10명 안팎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외국계 증권사가 글로벌적인 관점에서 보는 한국경제 상황은 국내에서 체감하는 것과 달리 무척 심각하다”며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서울지점의 시니어급 직원 해고 소식이 그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한 유럽계 금융사 서울지점장도 “한국시장의 악화로 외국계 증권사들이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직원해고를 통해 내년 비용절감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