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부터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협의단체인 유로그룹을 이끌다 지난 1월 물러난 융커는 “유럽의 현 상황은 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과 유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유럽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쟁의 귀신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잠자고 있을 뿐이다. 그것은 보스니아와 코소보 전쟁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지금의 상황은 100년 전 1차대전 발발 직전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밝혔다.
융커는 “1913년 당시에도 유럽에서 전쟁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럽 강대국들은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고 따라서 평화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테네 시위 현장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치 유니폼을 입은 모습으로 묘사된 피켓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오래 전에 사라졌다고 믿었던 이런 방식의 분노가 다시 등장한 것이 걱정스럽다. 이탈리아 총선에서도 반(反)독일, 반 유럽연합(EU) 정서가 표출됐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내 세대에게 공동통화는 평화의 정치를 의미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유럽인들이 사소한 민족적 감정으로 다시 길을 잃는 것을 보니 슬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