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제민주화 바람·불황 겹치자… 대기업 계열사 반년새 60개 줄어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고 불황까지 겹치자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줄이고 있다. 반년 새 대기업은 계열사를 60곳이나 솎아내면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중 대기업(상호출자ㆍ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 62곳의 소속회사 수가 1,791개로 전월 대비 11개 줄었다고 4일 발표했다.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된 회사는 18개였지만 제외된 회사는 29개에 달했다. 대기업 계열사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60개 감소해 지난해 4월 기업집단 지정 이후 처음으로 1,800개 아래로 줄어들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대기업 계열사 감소세가 뚜렷이 나타났다"며 "수익이 낮은 조직을 팔거나 스와핑(인수합병)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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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계열사 축소에 나선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 전망이 어둡고 환율 급등락 가능성 등 불확실 변수가 커 대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또 대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적극적으로 늘리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유진그룹이 계열사 하이마트 지분을 롯데쇼핑에 매각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 것도 계열사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기업 별로 살펴보면 포스코가 포항연료전지발전 등 9개 계열사를 흡수합병ㆍ지분매각 등의 방식으로 소속회사에서 제외해 가장 큰 폭의 감량을 단행했다. 삼성은 컴퓨터운영관리업체 이삼성인터내셔널을 청산했고 SK는 인터넷정보서비스업체 SK네트웍스인터넷 등 5개사를 계열사 목록에서 삭제했다. 아울러 CJ(3개), 신세계ㆍ현대ㆍ세아(각 2개), STXㆍ부영ㆍ코오롱ㆍ대성ㆍ한라(각 1개) 등 9개 그룹이 모두 14개 회사를 정리했다.

신규 편입 내역을 보면 11개 그룹에서 18개 사가 회사설립ㆍ지분취득 등의 방식으로 새 간판을 달았다. SK가 전기가스업체인 하남에너지서비스를 신규 설립했고 LG는 차량임대업체 에버온을 세웠다. KT는 부동산업체 케이디리빙 등 5개 업체를 계열 편입해 사업영역을 가장 광범위하게 넓혔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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