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12일] 안전경영, 글로벌 기업의 필수

제품의 안전성은 기업과 소비자 입장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작은 결함이라도 안전에 관련된 것이라면 소비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타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던 파이어스톤의 경우 타이어 결함으로 사망자가 80여명에 이르렀고 650만개의 타이어가 리콜된 이후 결국 파산했다. 품질의 대명사로 불리던 도요타 자동차는 고급 모델인 렉서스에서 최신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까지 리콜하는 상황이 됐으며 기업 이미지도 크게 손상되고 매출도 급감했다.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만 결함을 알게 되면 조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것은 품질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생산 현장의 근로자부터 최고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안전한 제품의 개발ㆍ생산ㆍ유통에 대한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특히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는 한국 기업의 특성을 볼 때 경영진의 소비자 안전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절대품질론, 품질을 향한 끝없는 도전, 클레임 제로 등을 내세우며 안전ㆍ품질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정부는 국가품질상을 통한 품질경영우수기업 포상, 중소기업의 품질경영 체제 구축 지원 등 산업계에 품질경영 촉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많은 성과가 있었다. 또한 경제 규모 확대와 민간 기업 성장에 따라 제품의 품질관리는 자연스럽게 기업의 영역으로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하에서는 안전ㆍ품질의 문제가 한 기업, 한 국가의 영역을 벗어나 여러 국가 간의 통상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과 기능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안전ㆍ품질과 관련해 몇 가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협력 기업에 대한 품질 공급망 관리와 글로벌 생산체제에 적합한 품질관리활동 지원, 소비자 보호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 위기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 제품안전경영시스템 개발ㆍ보급 등이다. 최근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는 우리나라의 제품을 살펴보면 과거 가격경쟁 우위에서 품질경쟁 우위로 전환되는 청신호가 자동차ㆍ전자ㆍ조선 등 다양한 제품에서 나타나고 있다. 품질 우위의 경쟁으로 전환되는 지금이야말로 세계시장을 선점할 절호의 기회이다. 도요타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자만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안전과 품질의 기본에 충실할 때 비로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하는 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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