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경영 환경 이렇게 바뀐다/“빚얻어 경영” 관행 대수술

◎계열사간 상호 지급보증 축소 등 규제/사외감사제 도입 경영 투명성 불가피/적대적 M&A대응 경영권 방어 급선무/환율폭등… 부동산 매각 등 자구 나서야/오너독단 줄이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IMF체제하의 기업경영환경=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게되는 내년 이후 국내기업들의 경영환경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들은 경영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투자 인사 조직 구매 경비등 경영의 전부문에서 기존 관행과 법 제도가 1백80도 바뀌기 때문이다. IMF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초긴축과 금융기관의 통폐합등을 요구하면서 기업들은 자금난을 격게되며 비상경영체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대기업의 선단식경영과 차입경영, 무리한 사업확장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도 재계의 세기말 대변신을 재촉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심지어 재경원과 IMF에서 재벌해체설도 나와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 현대 LG 대우 선경 등 주요그룹들은 IMF시대에는 국내시장이 전면개방되고,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도 어려워지면서 말그대로 약육강식의 냉엄한 생존경쟁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직 간접적 보호막에 안주해온 기업들은 이제 외국의 다국적 기업과 맞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경영환경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재계가 긴장하는 것은 정부가 IMF의 위세를 빌어 ▲과도한 차입경영 개선 ▲소액주주 권리보호 ▲오너의 독단적 경영규제 ▲상호지급보증축소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기업회계방식 개선방안을 추진하는 데 따른 것이다. 수입선다변화의 폐지, 외국인의 종목당 주식취득한도의 상향조정(97년 50%, 98년 55%)등으로 외국의 적대적 매수합병(M&A)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경영 개선=부채를 줄이지 않고는 IMF시대에는 생존할 수 없게됐다. 최근 부도로 쓰러진 한라그룹의 한라중공업의 부채비율이 1천%가 넘으면서 빚을 얻어 빚을 갚는 빚경영으로 화를 침몰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들의 차입경영 개선노력은 정부의 초긴축속 강력한 차입경영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MF와 재경원은 현재의 경제난국이 재벌들의 과도한 빚경영과 무리한 사업다각화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난의 책임을 부패한 정부관료와 재경원의 독선적인 엘리트들의 무소신 무책 정책실기등에 따른 것이 더 크다. 하지만 기업정책의 칼자루를 쥔 정부와 돈줄을 쥐고 있는 IMF가 재벌들의 차입경영을 규제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 기업들의 경영관행에 일대 수술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상호지급보증 축소, 상호출자한도 해소시한 앞당기기(당초 2000년), 차입금 손비불산입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금유동성의 개선=금융기관의 통폐합과 종금사의 영업정지, 고려증권의 부도, 은행자기자본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8%)의 기준 준수요청에 따른 은행들의 자금회수등으로 자금시장에서 돈이 자취를 감췄다. 금리는 법정제한폭까지 상승하고, 환율은 달러당 1천3백원대까지 상승하고 있다. 이런 최악의 돈가뭄에서는 캐쉬플로우(Cash Flow, 현금흐름)를 개선하는 것이 최대의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당장 현금이 들어오는 사업을 전개하고, 부동산매각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데 사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경영투명성의 확보=외국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이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에 돈을 주는 조건으로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한국기업및 금융기관들의 재무제표는 신뢰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한예로 한보철강의 부도이후 금융기관들이 실사를 했을 때 부채규모가 1조가 추가로 늘어나는 등 재무제표가 국제회계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외국투자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회계기준을 마련하고, 사외감사제및 사외이사제등을 도입할 만한다는 지적이다. ▲적대적 매수합병(M&A)에 대한 방어=IMF와의 협정에 따라 외국기업의 적대적 M&A에 대응한 경영권 방어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국내기업의 주식을 50%, 내년에는 55%까지 소유할 수 있게됐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국내기업,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잘 된 우량상장기업이 외국기업의 먹이사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모기업을 사냥할 경우 그룹전체가 통째로 외국인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수독단 경영 개선 =정부와 IMF는 총수중심의 경영행태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조실을 해체하거나 축소하고, 전문경영인의 자율경영을 정착시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효성이 최근 사장단인사에서 그룹계열사를 6개로 분할하고, 해당사업군 계열사의 인사 투자 구매 영업등의 경영전권을 가진 퍼포먼스그룹(PG)장을 도입한 것은 다른 기업들의 조직개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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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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