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정동기 “나중에 얘기하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여당인 한나라당으로부터 자진사퇴를 요구 받자 거취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할지, 수용 안을지 결정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정 후보자 본인에게 거취결정을 맡긴 상태다. 그래서인지 정 후보자도 10일 오후 5시30분께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서 퇴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거취는)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청문회까지 거취 결정을 않고 이대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까지 멀리 나갈 필요가 없다. 조금 생각해 보겠다”며 짤막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내일도 통의동 사무실로 출근하느냐’는 질문에는 “여러분들 좀 잔인하지 않아요”라며 “내가 충분히 사전에 말씀 드리고 하겠다”고만 답한 뒤 승용차에 올랐다. 앞서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감사원 간부들과 청문회 준비상황 등을 점검하던 중 한나라당이 자진사퇴를 요구했다는 소식을 접했으나 “알았다”는 말 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감사원 내부에서도 사상 초유의 감사원장 후보자 자진사퇴가 빚어질 것을 우려하며 향후 추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4개 월여간 지속된 감사원장 공석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4대강 감사 등 굵직굵직한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 업무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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