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생산성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6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낮아 저기술ㆍ저혁신의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부가 기술혁신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7일 내놓은 `경제발전의 정체와 선진국 진입을 위한 성장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미국의 50%에 지나지 않으며, 90년대 이후 기술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어 저기술ㆍ저혁신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비수렴 함정`의 징후가 있다고 경고했다. `비수렴 함정`이란 선진국 진입의 잠재력을 가진 나라가 기존의 기술모방과 규모의 확대중심에서 기술혁신전략으로 전환하지 못해 경제발전이 정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은행은 똑같은 양의 자본과 노동을 투입할 경우 우리나라의 생산은 미국의50%, 영국ㆍ프랑스ㆍ싱가포르ㆍ홍콩의 60%, 일본의 66%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후 혁신주도형 투자비중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대학교육수준이나 연구개발의 효율성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등 선진국형 성장전략으로 전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개별 기업들이 기술모방과 규모확대중심의 팽창전략을 고수하면서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도 낮은 생산성의 원인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 관행, 의식을 꾸준히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도 기술혁신에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2년 우리나라 연구개발(R&D)투자액 가운데 공공부문에서 투입된 액수는 26.3%에 불과해 선진국의 30∼40%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가간 성장률차이의 90%는 생산성격차 때문이며, 생산성은 성장전략과 제도적 요인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정부가 기술혁신 전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