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한국경제 분야별 진단] 새해 한국 경제의 전망과 과제

병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며 갖는 궁금증 중에 ‘경제가 나아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단연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에 대한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의 대답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된 경기회복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수출 호조와 소비 증가를 바탕으로 올해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최대수출시장인 중국은 내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미국도 높은 생산성 증가세에 힘입어 3%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 2004년 이후 호황을 보인 세계경제의 경기 주기상 하락 시점이 올 것으로 예상돼 침체에서 회복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경기 주기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으나 우리나라 수출이 자동차ㆍ반도체 등의 주력 품목들을 중심으로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내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소비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다. 우리 경제는 2003년과 2004년 국민소득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감소’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소득과 소비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일은 우리 경제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며 경제이론으로도 이해되기 어려운 일이다. 이 같은 이례적 현상의 발생은 신용카드로 인한 거품 현상이 깨지면서 가계대출이 급격히 ‘감소’해 생긴 것으로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신용카드 관련 가계대출이 늘고 있고 가계 부문의 금융자산도 완만하나마 상승하고 있다. 가계대출의 조정이 완료됐다는 증거이며 따라서 소비회복의 흐름은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있다. 우리 경제가 5%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가 약 7%의 속도로 증가해야 하는데 지난 3년간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2%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올해 설비투자는 경기회복 추세에 맞춰 늘어날 전망이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설비투자는 증가하지만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는 감소하고 있고, 품목별로 보면 기계류보다는 운수장비의 설비투자가 침체돼 있다. 특히 서비스업의 투자가 부진한데 구조적인 취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생산성에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생산성은 제조업 생산성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설비투자의 부진이 계속되는 경우 성장 동력을 잃게 돼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통해 한계기업을 정리하고 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높여 투자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 또한 규제 개혁으로 신규 기업의 진입을 활성화하고 우량기업의 투자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새해 경기회복의 효과를 ‘윗목’까지 전달하기 위한 경제양극화의 해소 노력도 꼭 필요하다. 양극화는 근본적으로 경제구조가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사회로 이행함에 따라 단순 노동자의 일자리 창출 기회가 줄어드는 데에 기인한다. 따라서 정보기술(IT) 분야와 같은 새로운 산업의 고용기회를 확충함과 아울러 섬유ㆍ의복 등 전통산업에 있어서도 품질과 디자인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재래시장과 소규모 서비스 업종들의 경우도 시설 현대화를 도모해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신규산업으로의 전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이와 같은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교육과 직업훈련을 강화해 고용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빈곤 계층에 대한 기초생활 보장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를 철저히 해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데 있어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예견되는 불확실성에 따른 대비책도 필요하다. 국제유가의 급등 가능성에 따른 에너지 대책과 중국 위안화 절상 시나리오에 따른 외환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있는데 우리 경제의 고질적 병폐인 부동산 투기가 선거철을 틈타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모든 경제주체가 경제 원리를 충실히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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