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태영 전남지사 한강 투신자살

검찰 조사를 받아온 박태영(63) 전남지사가 29일 한강에 투신자살했다. 박 지사는 이날 오후12시48분께 서울 반포대교 남단에서 북단방향 450㎙ 지점에 자신이 몰던 오피러스 승용차를 세워둔 채 한강에 몸을 던졌다. 신 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경찰이 경비정으로 박 지사를 구조, 인근 순천향병 원에 옮겼으나 박 지사는 병원 도착 전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지난 2월 안상영 부산시장, 지난달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에 이어 박 지 사까지 검찰조사를 받던 고위층 인사들이 잇따라 투신자살하자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송광운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오후“고인의 명복을 빌며 도지사의 유고로 행정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장례일정은 유족들과 상의해 최대한 정중하게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심리적 압박 못 이긴 듯= 박 지사의 투신배경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틀 연속 검찰에서 자정까 지 조사를 받은 점을 감안할 때 수사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 다. 검찰은 2월 건강보험공단 임원 9명을 비리혐의로 무더기 기소했으며 박 지 사가 비리에 연루됐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박 지사는 검찰 조 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검찰은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박 지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었다. 특히 법원이 9일 박 지사가 건강보험공당 이사장일 때 총무상무였던 임인철 전 전남도 정무부지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것도 박 지사에게 큰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기소된 9명 가운데 5명에 대해 2~4년의 징 역과 5억원의 추징금을, 4명에 대해서는 3~4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산자부 장관 거친 경제통= 박 지사는 67년 외환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77년 대한교육보험으로 회 사를 옮긴 뒤 부사장까지 역임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92년 정치계에 입문했다. 박 지사는 80년 도피 중이던 권노갑 전 의원을 숨겨주기도 했고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두터운 교분을 쌓은 것을 계기로 92년 14대 총선에 출마, 금배지를 달았다. 96년 15대 총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98년 국민의 정부 초대산업자원부 장관으로 발탁됐고 2000~200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초대 이사장 으로 일했다. 2002년 전남도지사로 출마하면서 당내 경선에서 5선 의원으로 도지사 3선 에 도전한 허경만 전 지사를 물리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대통령 탄핵이후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 광주=최수용기자 csy1230@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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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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