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러시아기술 국내서 재탄생

러시아기술 국내서 재탄생국내 대학교수들이 사라져가던 우수한 러시아 기술을 잇따라 발굴, 개발해 세계적인 첨단기술로 되살리고 있다. 그 주역들은 울산대 공과대학 교수들. 이재신(39·재료금속공학부) 교수는 지난 97년부터 하사노프(KHASANOV) 러시아 톰스크공과대학 박사팀을 초청하고 제자들을 파견하는 열성 끝에 지난해와 올해 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상수원과 하천에 포함된 중금속과 페놀·바이러스·세균 등의 유해물질을 오존으로 제거하는 오존발생기가 그것. 이 교수는 수질오염원 제거에 오존처리기법이 탁월한데도 비용이 많이 들어 국내업체와 지자체가 도입을 꺼려하고 있는 점에 착안, 기존 오존발생기보다 효율은 높고 가격은 3분의2 수준으로 낮춰 경쟁력을 길렀다. 이 교수는 2월 연구에 참여한 제자 3명과 동료교수 등 9명으로부터 5,000만원을 출자받아 ㈜울톰스라는 법인을 설립했고 고려아연·KAIST 등 국내 5개 업체와 연구소에 현재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울톰스는 올해 2억원의 매출을 올린 후 오는 2002년 15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김지순(金址淳·41·재료금속공학부) 교수는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악조건을 뚫고 지역 중소업체와 힘을 합쳐 첨단 기능성소재인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골접합 기구를 개발했다. 특정온도에서 본래의 형상을 회복하는 성질을 지닌 형상기억합금은 의료·산업계는 물론 군사용과 우주항공분야에서 응용돼 러시아가 제조기술 유출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金교수는 인도주의입장에서 형상합금을 의료계에 도입하자며 톰스크대학 엔지니어링센터 교수들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현지 극비 방문과 E메일을 통해 기술을 전수받았다. 이를 통해 金교수는 구멍을 뚫지 않고 형상기억합금을 뼈에 접합해 부러진 뼈를 간단히 고정시키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金교수는 임상시험을 거쳐 10월 제품판매에 들어가고 2002년 코스닥시장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장명(李章明·38·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도 러시아 노보시빌리스크 공과대학 교수와 공동으로 2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자동차 소재 등 각종 재료의 소음과 진동 정도를 분석하는 측정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해 ㈜싸이언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한 李교수는 올 11월 서울지사를 개설해 수출에 나설 계획이며 내년에 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세원테크의 이광학(李廣學·50·재료금속공학부) 교수는 러시아 대학이 개발한 「플라즈마를 이용한 유해가스 분해기술」을 응용해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개발하고 상품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학 지역협력연구센터(RRC·소장 권영순 權永珣교수)도 3월부터 톰스크공과대학과 노보시빌리스크 연구소와 함께 미세분말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2002년 개발에 성공한 후 본격 시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재신 교수는 『연구개발비가 없어 사장되고 있는 우수한 러시아 기술을 발굴하면 국내 기술발전에 대단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오랜 관료주의체제 하에 고착화된 관습과 생각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끈기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입력시간 2000/07/25 18:3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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