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B 악재에 농협 파인스트리트 2파전 예고

■ 16일 우리투자증권 본입찰<br>우선협상자 복수 가능성<br>최저가격이 기준 미달 땐<br>당국 내년 다시 매각 방침


우리금융의 증권계열인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물(자산운용·아비바생명·저축은행)의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16일 열린다.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팔리는 3개 매물에 대해서는 개별 입찰도 허용돼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국은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매물 별로 최저가격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이르면 2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물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로 선정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인수 후보가 써낸 매물별 가격이 마지노선인 최저가격을 밑돌 경우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패키지 매각이 도리어 매각 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며 "일부 매물의 경우 기업가치가 마이너스로 파악되고 있어 예상 매각가가 1조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패키지 매물, 보험과 저축은행 가격이 변수=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한 패키지 매물을 놓고 본입찰 참여를 확정 지은 KB금융, NH농협금융,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 간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최근 KB금융의 잇따른 악재 발생으로 분위기만 놓고 보면, 농협지주와 파인스트리트가 한 발 앞서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동양증권·KDB대우증권 등 우량 매물이 시장에 적지 않은 데다 아비바생명과 저축은행은 인수매력이 낮아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의 매각 예상가치로 1조~1조2,000억원, 자산운용은 400억~500억원을 전망하지만, 아비바생명(-2,400억원)과 저축은행(-1,000억원)은 오히려 입찰 가격을 깎아 낼 것으로 보고있다.

이들을 정상화하려면 추가로 증자 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결국 패키지 매물의 승자는 개별 매각되는 3개사에 대한 가격 차이에 따라 갈릴 공산이 크다.

업계에서는 증권업황이 어렵고 우량 매물이 줄줄이 대기 중인 상황이라 과감한 베팅은 구조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우리파이낸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금융은 내부 문제로 이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농협지주와 파인스트리트는 입장이 다르다.


농협지주는 지난 6월 1,500억원을 증자했고, 10월 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실탄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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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스트리트 역시 오릭스 등 글로벌 투자자들과 손을 잡고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글로벌 IB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농협지주와 파인스트리트가 KB금융에 비해 보다 강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본입찰에 참여하는 업체 고위 관계자는 "실사를 해보니 예상보다 좋은 거 같진 않다"며 "향후 우리투자증권 운영 방향 등 사업모델 등을 정확히 제시한 뒤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별 최저 가격 제시…일부 매각 안 될 수도=따로 입찰을 받는 자산운용에는 인수 시너지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 키움증권이 강하게 베팅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아비바생명은 예비입찰에 응모한 사모펀드 JC플라워즈와 에이스생명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패키지 매물 인수 후보 중 한 곳이 가져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아비바생명의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은 정부기준인 150%를 넘는 상태로, 결국 자본확충을 한다면 영업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것인데 이를 두고 기업 가치가 마이너스라고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정상기업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팔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만약 후보가 써낸 가격이 기준 미달로 매각이 불발되면 내년 우리은행 매각 때 다시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개별 매각의 경우 개별 입찰에 응한 후보가 써낸 가격이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보다 더 높더라도 우선권은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있다. I

B업계에서는 개별 매각 대상 가운데 자산운용만 따로 팔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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