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끝에 정부는 176개 공공기관의 이전지역을 24일 확정 발표했다. 오는 2012년까지 90만명의 대이동을 가져올 대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함께 참여정부의 핵심 목표인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다. 정부는 다음달 중에 ‘이전협약’을 맺고 오는 9월까지 배치된 공공기관이 들어설 혁신도시 11곳의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 지역발전 정도(낙후도)와 지역전략산업과의 연관성 등 두 가지 원칙 아래 분산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거대 공기업을 유치하지 못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나눠 먹기식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을 빼앗긴 수도권의 상실감도 적지않다. 정부가 우선 해소해야 할 첫번째 후유증이다. 이미 오래 전 이전한 공공기관들도 함께 고려해 배치가 이루어졌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사실 인위적인 정부기관의 배치로 지역균형발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국민들은 아직도 의문에 차있다.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공기관만 이전시키면 그만큼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기관 이전의 타당성을 온 국민이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투기과열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이전할 공공기관이 결정된 만큼 광역 시ㆍ도 내에서 선정될 입지를 점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정부는 혁신도시 입지선정에 앞서 후보지와 주변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지정하고 개발이익을 환수, 투기수요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일부 지역의 땅값은 몇 배나 올라있는 상태다. 아울러 이전기관 대부분의 노조가 이전을 반대하고 있어 경영진이 떠안아야 할 부담도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역갈등을 최소화하고 공공기관의 기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지역균형발전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다각적인 후속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공공기관 이전의 실천의지가 약해져 우왕좌왕하는 불확실성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