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자본구조 변경을 둘러싸고 민간사업자인 맥쿼리측이 지난 2월 광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원상회복을 위한 감독명령 취소' 항소심이 광주고등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소송의 쟁점은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지분을 100% 갖고 있는 맥쿼리가 임의로 자본구조를 변경하자 광주시가 이를 원상회복할 것을 명령한 것이다. 맥쿼리는 이에 불복하고 소송에 돌입해 법원은 1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광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맥쿼리는 자본구조 변경은 자유로운 경영활동이며 도로의 관리운영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항소했다. 맥쿼리측은 2심에 대비해 국내 최대 로펌을 포함한 2곳을 소송대리인으로 공동 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쿼리는 지난 2003년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지분을 100% 매입한 뒤 타인 자본비율을 93.07%로 증가시킨 반면 자기자본 비율은 29.91%에서 6.93%로 축소시켰다. 또 선순위차입금 이자율도 11.2%에서 두 차례에 걸친 자금조달을 거치면서 각각 7.25%와 10.0% 등으로 변경하는 등 자본구조를 임의로 바꿨다.
이를 통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이자로만 2,615억원을 챙겼으며 무상사용 기간이 종료되는 2028년까지 당초 이자보다 4,880억원을 추가로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관리운영법인인 광주순환도로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액이 2,648억원에 이르고 자기자본금도 전액 잠식된 상태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2,127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대주주인 맥쿼리에 이자로 2,615억원을 지급해 지금까지 누적적자가 1,482억원로 불어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자본구조 원상회복명령을 내렸으며 이에 불복한 맥쿼리와의 중앙행정심판과 행정소송 1심에서 모두 승소했으며,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광주시 승인 없이 자본구조를 임의로 변경한 것은 엄연히 실시협약을 어긴 위법행위"라고 말했다.
항소심에서도 맥쿼리가 패소할 경우 서울지하철 9호선에서 철수한 것처럼 광주 제2순환도로에서도 손을 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맥쿼리가 제2순환도로에서 철수하고 광주시가 투자금액의 80%에 인수하게 되면 통행요금 인하와 함께 오는 2028년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할 4,880억원의 이자도 절약하는 등 재정적인 이익을 보게 된다.
하지만 맥쿼리 입장에서는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전국 13개 사업장과 관련한 지방자치단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국내 대형 로펌사를 총동원해 항소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