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수가 보인 것이 화근

제9보(133~148)



흑33. 이 수가 있었다 이 수로 백대마가 차단되었다. 일단 차단이 되면 사활을 확인해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대마가 잡힌다. 이세돌은 백38로 안형을 만들었다. 흑39의 응수는 절대. 백40으로 막은 수도 절대. 백44로 백대마는 겨우 살았다. 원래는 상당히 많은 집을 내고 살 수 있는 대마가 간신히 산 것이다. 게다가 흑에게는 48의 자리를 선수로 쳐들어갈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 "백은 좌하귀 일대의 모양을 조금도 손상되지 않게 지켜야만 계가바둑이야. 이런 식으로 줄어들어서는 무조건 질 거야."(서봉수) "흑이 이렇게 두지 않고 다른 식으로 두었어도 백은 어차피 무너지게 돼있었던 것 같아요."(김성룡) 흑33으로 참고도1의 흑1에 두었어도 역시 흑승이었다. 흑11까지 쇄도해 들어가는 자체로 백이 모자란다. 백48은 일단 이렇게 막고 버티어 보는 도리밖에 없다. 백이 다른 곳에 두면 참고도2의 흑1 이하 5로 백이 많이 진다. "중반에 수가 보인 것이 화근이 됐군."(서봉수) 이창호는 수가 보여도 웬만해서는 결행하지를 않는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염려하는 것이다. 이세돌은 수가 보이면 즉시 결행하는 편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그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컨디션이 나쁠 때는 오늘의 이 바둑처럼 다 이겼던 바둑을 역전패당하는 쓰라림을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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