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HSBC '금리 파괴'에 은행권 긴장

年 5.8% 6개월 정기예금 업계 첫 출시

HSBC가 잇달아 금리 파괴 마케팅을 전개함에 따라 다른 은행들을 바싹 긴장시키고 있다. HSBC는 올들어 은행권 최초로 금리가 연 5%대인 보통예금을 선보인 데 이어 3일 또 다시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연 5.8%의 6개월짜리 정기예금(5,000만원 이상 예치 조건)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HSBC의 기존 6개월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4.4%와 4.5%로 시중은행 정기예금(1년 기준) 평균 금리 수준인 5.2~5.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날 기존 상품보다 금리가 무려 1.4%포인트나 높은 정기예금을 출시함으로써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HSBC는 일단 금융자산 1억원 이상 고객을 상대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인 ‘HSBC 프리미어’를 36개국으로 확대, 시행하는 것을 기념해 한시적으로 특판 예금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HSBC가 지난 6월 5% 보통예금을 출시할 때도 “9월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다”고 했다가 영업 호조를 명분으로 판매시점을 무기 연기한 선례를 볼 때 이번 특판 정기예금도 결국 일반 정기예금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HSBC의 보통예금은 금리가 연 5%로 웬만한 증권사 CMA 금리가 4%대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상품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내놓은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시중은행의 특판 정기예금 금리(연 5.3~5.6%)보다 0.2~0.5%포인트나 높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HSBC와 달리 국내 시중은행은 예금 금리를 1%포인트만 올려도 예대마진이 악화되면서 순이익이 무려 수천억원씩 줄어들기 때문에 이 같은 금리인상 경쟁에 가세하기 어렵다. 국민은행의 경우 사실상 이자를 주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보통예금 잔액이 수십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아예 보통예금 금리 인상은 포기한 상태다. 기업ㆍ하나 등 일부 은행은 보통예금 잔액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 4%대의 이자를 주고 있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저비용 구조를 갖고 있는 HSBC의 고금리 정책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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