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포철-현대車 '철강싸움' 장기화조짐

포철-현대車 '철강싸움' 장기화조짐 '포철-현대와의 철강 전쟁 해결책은 없는가' 포철과 현대의 철강전쟁이 논리전을 떠나 감정이 담긴 쌈박질로 변질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정몽구 회장이 외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포철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포철의 최고 경영자는 이에 대해 '코멘트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응했다. 포철은 자동차용 냉연시장 지배력을 고수하기 위해 일관제철이라는 특성과 열연의 독점적 지위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포철은 열연시장에 대한 시장 지배적 지위를 활용, 경쟁업체에 소재공급을 차단함으로써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자동차용 냉연시장에 완전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는 수요산업 중심의 시장구조로 바뀌면서 철강시장에 대한 자동차 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포철과 현대의 싸움은 일본업체의 한국시장 진출을 도와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LG 투자증권의 이은영 연구위원은 "포철은 현대강관에게 핫코일을 공급해주는 동시에 현대ㆍ기아차는 계열사를 도와주는 차원이 아닌 원가경쟁력을 기준, 냉연제품을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고 타협점을 제시했다. 원재료 구매를 위해 값비싼 외화를 낭비할 필요가 없으며 쌍방이 공정하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설명이다. 70년대 이후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발전과정은 정부개입과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정책이 주류를 이루었다. 인터넷 뉴스 EBN(www.ebn.co.kr)의 서정헌 박사(전 포스리 연구위원)는 "포철은 공기업으로서 훌륭한 경영성과를 거두었지만 여기에는 정부의 지원과 독점적 시장 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철강시장이 과거 공급자 중심에서 이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포철은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었다. 현대강관 또한 시장 논리가 아닌 계열사 지원을 위한 방법으로서 냉연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공급과잉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 사태가 없었을 경우 현대는 고로사업까지 진출해 철강산업 전체를 어렵게 만들었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포철-현대 철강 전쟁이 그 동안의 근시안적 정부의 철강산업 발전 논리를 타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의 포철 편향적인 철강산업 논리가 현대 철강3사(현대강관-인천제철-삼미특수강)의 등장으로 더 이상 시장에서 먹혀 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철강산업이 지금보다 더 경쟁적 시장구조로 바뀌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나 공급과잉 논란 등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보다는 시장의 원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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