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는 한국은행이 물가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이르면 연말부터 금리인상 기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은행이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국내외 경제분석기관의 전망과 달라 주목된다.
알렉스 파텔리스 메릴린치 국제경제팀장은 22일(현지시간) 메릴린치가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가진 외신기자 초청 설명회에서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화두는 성장둔화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억제에 있다”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파텔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시작돼 중앙은행과 시장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이 충격이 언제까지 미칠지가 세계 경제흐름을 좌우하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 원자재가 폭등으로 한국 등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앞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을 것이며 한국은 경기둔화의 리스크보다는 물가상승 압력이 더 우려된다”고 밝혔다. 파텔리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해 2.5%에서 4.2%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4.8%인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파텔리스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파텔리스 팀장은 국제 유가와 관련, “달러 약세와 공급 정체 등에 따라 앞으로 6~9개월 동안 초급등세(super spike)가 지속될 것”이라며 “연말에 배럴당 150달러를 웃돌아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북미 지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2%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동안 동결된 뒤 1%까지 추가로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경기침체 양상은 신용위기와 인플레이션이 겹쳐 있어 1991년과 2001년 경기침체 때보다 더 심각하다”며 “금리인하 사이클이 완전이 끝나려면 금리가 1%까지 내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