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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혈세 낭비 더 이상은 안돼”

선대인 부소장이 알려주는 ‘정부의 올바른 세금 쓰는 법’


[화제의 책]세금혁명 ■선대인 지음 ■더팩트 펴냄 연초가 되면 대학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학생과 학교가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이 마치 연례행사처럼 언론을 장식한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이 받는 등록금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의 품질에 합당한 것일까. 이에 대해 정부도 학교도 명쾌한 답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오르기만 하는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해 꽃다운 청춘들이 일찍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신문 사회면에 빠지지 않는 기사 중 하나가 됐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그의 저서 ‘세금혁명’(더팩트 펴냄)에서 이를 꼼꼼하게 분석해 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대학의 등록금이 무척 비싸다는 것이다. 그는 OECD자료와 우리나라 유명 사립대학의 자료 등을 비교분석해 본 결과 2006~7년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국공립 등록금이 비싼 나라라고 했다. 구매력 평가를 기준으로 달러로 환산 해 보니 미국이 연간 5,666달러로 가장 비싼 나라이고, 한국이 그 뒤를 이어 4,717달러다. 국공립 대학 등록금이 이러하니 사립대는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답은 나온 듯 하다. 한국의 사립대 등록금은 미국 2만 517달러에 이어 8519달러로 역시 2위다. 그나마 사립대학에 배해 등록금이 싼 한국의 국공립대학의 비율은 전체 대학교 중 22%로 OECD국가 중 가장 낮다. 문제는 비싼 등록금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등록금이 비싸면 제 값을 할 만한 세계적인 대학이 분명 우리나라에 있어야 한다는 명제가 상식일 것이다. 국제 대학 순위 평가에서 자주 인용되는 영국의 ‘QS 더 타임스’의 2009년 세계 대학 순위 평가를 보자. 한국은 서울대(47위), 카이스트(69위), 포스텍(134위), 연세대(151위), 고려대(211위) 등으로 썩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그 많은 등록금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저자는 이같은 고비용 저효율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부의 세금 쓰는 법에 있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정부가 세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과 해법이 책에 가득하다. 그러나 간단한 이 서평에 해법까지 알려주는 스포일러가 되지는 않겠다. 선 부소장이 책을 쓴 배경에는 똑똑한 시민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일반 독자들이 정부가 어떻게 세금을 쓰고 있는지 그리고 어디에 구멍이 뚫려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야 정부를 감시 감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 뿐만 아니라 공공부채, 정부의 분식회계 수법 등 정부의 잘못된 조세행정에 대한 허점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똑똑한 대중이 이미 세상을 바꿔놨다. 다람쥐 챗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 지치고 피곤한데 들리는 뉴스라곤 암울하고 맥빠지는 것 밖에 없다고 해서 냉소적이거나 허무해져서는 안된다는 게 저자가 책을 쓴 목적이자 자신을 향한 다짐인 듯 하다. 재미있는 소설처럼 쉽게 넘어가는 책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꼼꼼한 자료수집과 오랜 언론인 생활에서 얻은 깔끔한 글을 읽다 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혈세 낭비 현장을 포착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하버드와 같은 대학교가 있어 우리 아이를 미국에 조기유학 보내지 않아도 되는 나라, 자녀 교육으로 빈 통장을 쳐다보며 노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 작은 소망 그러나 큰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는 시민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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