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의 대표 CEO] 김상헌 NHN 대표

"사람과 사람·세상 연결" 소통에 최우선<br>글로벌 인터넷社 사외이사 돼<br>해외서도 역량 인정받고 있어


김상헌(48) NHN 대표는 포털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법조인 출신이다. 경쟁 업체인 최세훈 다음 대표, 주형철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서정수 KTH 대표 등이 IT개발자나 경영재무 전문가 출신인 것과 비교하면 특이한 이력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IT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합리적 결정과 추진력으로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 등 경영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대표의 취임한 첫해인 지난 2009년 NHN은 1조3,5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역시 11.6% 성장한 1조5,1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대표 포털업체 메일닷루(mail.ru)의 사외이사가 되며 해외에서도 역량을 인정 받고 있다. 국내 기업인이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이사회 멤버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일닷루의 대주주인 유리 밀너는 김 대표를 "한국에서 구글보다 검색을 더 잘하는 기업의 대표" 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86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와 서울지법 지적소유권 전담부 판사를 거친 한국의 전형적인 엘리트다. 1996년 LG그룹에 입사, LG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에서 10년여 동안 법무와 구조조정 업무를 맡았다. 당시 김대표는 LG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등의 굵직한 현안을 맡아 법무팀장으로 활동하는 등 착실히 경력을 쌓았다. 2007년 NHN 경영고문으로 합류해 경영고문과 경영관리본부장을 거쳤으며 마침내 2009년 5월 NHN의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가 조직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소통'이다. 김 대표는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이제는 소통이 NHN 특유의 조직문화로 정착돼 가고 있다. 김 대표는 'CEO 다이얼로그'라는 사내 블로그 및 'CEO 레터'를 통해 개인사 뿐만 아니라 회사의 당면 이슈나 정책도 임직원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 내 주요 정책이나 제도에 관한 의사결정 시에도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소통에 힘쓰고 있다. 보육원 설치, 신사옥 인테리어 등 직원들의 다양한 요구반영이 필요한 사안은 그때마다 별도 협의체를 만들어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는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용자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회사 대표로서 NHN의 서비스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이야기하다 보면 이용자들에게 진실이 전해지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닉네임 '버드워쳐'를 통해 마이크로블로그인 미투데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김대표의 미투데이 친구 숫자만 1만 명이 넘는다. NHN 관계자는 "감명 깊게 본 만화나 영화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미투데이에 올리는 김대표의 소탈하고 따뜻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사태 당시에는 네이버 재팬 직원들을 보살피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현지 파견 인원을 안전하게 국내로 이동시키는 한편 일본 직원들은 관서지방 등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는 사람과 사람 외에 사람과 세상을 연결(connect)하고자 하며, 사람은 결국 누군가와 닿아있기를 희망하고 그러한 연결의 최우선은 소통"이라고 임직원에게 강조하고 있다. 그는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듣고 또 듣는 것, 소통하고 또 소통하는 것"이라며 " 이를 항상 마음에 새기며 낮은 자세로 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e is ▦1963년생 ▦서울대 법학과·하버드대 로스쿨 법학 석사 ▦1986년 사법시험 합격 ▦1993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1996년 LG그룹 법무팀 ▦2007년 NHN 경영 고문 ▦2008년 NHN 경영관리본부장 ▦2009년 NHN 대표이사
법조인 특유의 꼼꼼함·혜안으로 성장세 지속
● 金 대표의 리더십 김상헌 대표 취임 당시 업계에서는 벤처로 출발한 NHN이 법조인 출신 대표를 맞이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법조인 출신으로의 장점을 잘 활용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NHN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는 법조인 출신답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의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꼼꼼함과 꾸준함으로 중심을 잡아나가고 있다. 특히 NHN 창업자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네이버 검색엔진을 만든 이준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적절한 역할 배분을 이뤄 NHN이 국내 최고 IT 업체로 거듭나는데 큰축을 담당하고 있다. 김 대표의 꼼꼼함은 최근 NHN이 추진하는 사업에서도 알 수 있다. NHN은 경쟁사인 구글이나 다음에 비해 모바일 '음성검색' 서비스를 늦게 출시했지만 기능 면에서는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인 '네이버톡' 또한 경쟁업체에 비해 늦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렸지만 조만간 선보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네이버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네이버는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도 여전히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인 김 대표의 철저함과 혜안 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법적문제에서 김대표의 뛰어난 리더십이 빛나고 있다. 김대표는 지난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진행한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 법정 공방에서 착실한 준비로 승소를 이끌어 냈다. 지난 4월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단말에 경쟁 포털의 서비스를 사전 탑재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공정위에 신고하기도 했다. 김대표는 이와 관련해 "NHN과 비교도 되지 않는 거대한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한 무모한 도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번 신고를 통해 '공정한 룰의 확립'이 왜 중요한지를 환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공정한 룰 위에의 경쟁만이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법조인 출신 특유의 정의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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