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무서운 수단이 있었다

제11보(154~167)


백54부터 다시 본다. 백54를 최철한이 서둘렀기 때문에 이 바둑을 백이 지게 되었다는 것이 서봉수의 분석이었다. 최철한은 실전보의 백64까지를 쌍방의 최선이라고 읽고 있었다. 문제는 그의 형세판단이었다. 평소에 최철한의 종반 형세판단과 끝내기는 신산(神算) 이창호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정확했다. 그런데 이 바둑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흑이 65로 단속한 시점에 와서는 흑승이 확정되었다는 것이 충암연구실 소년 기사들의 분석이었으니…. 사이버오로 검토실에서는 참고도1의 흑1 이하 21이 먼저 제시되었다. 이것이라면 흑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창하오는 이렇게 두지 않고 실전보의 흑59로 안전을 도모했다. 이 판단이 옳았음이 후일 증명되었다. 참고도1의 백12가 이상한 수순이었다는 결론이다. 그 수로는 참고도2의 백1로 두는 무시무시한 수단이 있었던 것이다. 흑2면 백3에서 5로 잡으러 간다. 흑6 이하로 몸부림쳐 보아도 백23으로 거대한 흑대마는 살길이 없다. 창하오가 이 무시무시한 수순을 다 읽고서 안전을 기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오래된 승부 후각으로 뭔가 불길한 복병이 있다고 느끼고 몸을 사린 것이었으리라. 어쨌든 그는 여기서 승부의 고삐를 휘어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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