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가위를 즐겁게] 의궤·고대직물… 문화·역사 정취 느껴볼까

■ 미술·전시 <br>국립현대미술관 무료 관람 <br>올해의 작가 23인 작품 전시, 마한·백제 유물 170점 소개




넉넉한 한가위만큼이나 박물관과 미술관 행사가 풍성하다. 서울에 자리잡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뿐 아니라 지방 국립박물관들도 '월요일 휴관'을 잠시 미루고 다양한 기획전과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휴식을 겸한 문화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 볼만한 곳인 만큼 추석맞이 귀향을 기회로 문화와 역사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국립중앙박물관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추석인 12일 오후 3시에 박물관 내 열린마당 야외무대에서 '한가위 한마당' 공연을 개최한다. 33인조 국악팝스오케스트라 '여민(與民)'을 비롯해 국악인 오정해(판소리), 한충은(소금), 고금성(민요) 등이 출연하며 판소리ㆍ민요연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재구성해 선보이는 90분짜리 국악콘서트다. 박물관 전시 관람도 빼 놓을 수 없다. 현재 특별전시실에서는 145년만에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돌려받은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인 '의궤'를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이번 전시 유물 상당수는 오직 왕만이 볼 수 있도록 제작된 어람용(御覽用)이라 더욱 귀하다. 관람기간이 18일까지라 얼마 남지 않았으니 꼭 챙겨봐야 할 전시다. 이 외에도 박물관 상설전시실도 추석 연휴기간 내내 문을 열고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국립민속박물관 '한가위 다문화 축제'=경복궁 내에 자리잡은 국립민속박물관은 추석을맞아 '둥글게 둥글게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한가위 다문화축제'를 13일까지 이어간다. 한가위 기간에는 먹고 마시고 보고 만들며 다 함께 즐기는 오감(五感)만족 참여형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추석 당일인 12일 저녁 7시에는 박물관 앞뜰에서 강강술래 저녁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또 13일까지는 3색 송편과 햇곡식으로 빚어 추석 때 마시는 절기주인 가배주를 무료로 나눠준다. 이 기간에 한복 또는 다른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행사에 참여하는 관람객에게 하루 200개씩 선착순으로 기념품도 선물한다. 13일에는 베트남 월남쌈, 중국 쫑즈, 필리핀 비코, 일본 미타라시 단고 등 다문화가족이 만드는 다문화 음식을 1,000원에 맛볼 수 있는 음식판매 부스가 운영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추석맞이 무료관람'=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10~13일 모든 전시를 '무료관람'으로 공개한다. 이번 기회에 꼭 챙겨봐야 할 전시를 꼽으라면 미술관 3, 4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의 작가 23인의 이야기 1995~2010'전이다. '올해의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1995년부터 작품활동이 눈에 띄는 작가를 선정해 한국 대표작가로 조명해온 제도. 전수천ㆍ황인기ㆍ노상균ㆍ곽덕준ㆍ정현ㆍ서용선ㆍ정연두 등 그동안 뽑힌 작가 23명의 대표작 150여 점과 작품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1,2 전시실에서는 '오늘의 프랑스 미술'전이 한창이다. 현재 프랑스 현대 미술계에서 활약 중인 작가 16명의 작품 100여 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전통과 모더니즘에 대한 진지한 고민, 섬세한 감각을 음미할 수 있는 기회다. 청계산ㆍ관악산에 인접한 미술관에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으니 전시장 밖으로 나가 산책을 겸해 외부에 설치된 조각작품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 ◇지방국립박물관 '내 고장의 역사 알기'=매주 월요일이 휴관일인 박물관들이 이번 추석만은 쉬지 않는다. 국립춘천박물관에서는 젊은 나이에 해인사 승가대학 제7대 강주를 역임할 정도로 학식을 갖춘 관조스님(1943~2006)의 불교 철학적 사색이 담긴 사진전 '부처님의 손' 전시가 볼 만하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부여 능산리 출토 면직물을 중심으로 '고대 직물' 특별전을 열고 있다. 광주 신창동 출토 직기류와 토기에 붙은 직물, 경주 천마총 출토 직물, 공주 무령왕릉 다리미 부착 직물과 불국사 석가탑 출토 직물 등 고대 직물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각 지역과 시대별 직물 역사를 되짚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중원(中原)의 새로운 문화재'라는 주제로 세번째 기획전을 마련했다. 남한강과 금강이 만나는 '중원' 지역은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다양한 문화가 존재했으며 국토의 중심지역으로 중시됐다. 충주 문성리 유적 출토 구슬 등 250여점의 유물을 볼 수 있다. 국립공주박물관에서는 '천안의 마한ㆍ백제'전을 봐야 한다. 천안이 마한의 목지국(目支國)과 한성백제의 강력한 지방 중심지였음을 입증하는 천안 천당동ㆍ용원리ㆍ두정동ㆍ화성리 유적의 출토 유물 170여점을 소개했다. 상설전시로 마련된 '무령왕릉실'은 미려한 백제 문화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전북 역사 문물전의 10번째 기획전인 '임실(任實)'전을 열고 있다. '물산이 풍부한 참으로 살기 좋은 곳'이라 불린 임실의 역사ㆍ문화를 볼 수 있는 자리로 진구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등 관련 유물 150여 점이 선보였다. 예향 전주라 상설전 가운데 특히 미술실이 볼거리가 많다. 전북의 불교미술, 도자기, 왕실 문물, 서화 등 200여 점의 미술품이 전시 중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은 '고대인의 바람과 다짐이 깃든 성스러운 토기, 유공소호'전을 최근 개막했다. 유공소호(有孔小壺)는 백제와 가야 영역에서 주로 발견되며 특히 영산강 유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토기로 몸체 중앙에 구멍이 있는 것이 특징인 작은 단지다. 일본에서도 출토되기도 해 양국 고대관계의 실마리가 되는 유물이다. 국립대구박물관의 기획전시실 1관에서는 초조대장경 천년 기념 특별전 '고려 천년의 귀향, 초조대장경'전이 열리고 있다. 특히 국보 246호 '대보적경 권59'는 모든 장의 전면을 감상하도록 전시됐다. 조선시대 부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400년전 편지로 보는 일상-곽주 부부와 가족이야기'는 달성군 현풍면 진주 하씨 묘에서 출토된 복식과 편지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우물에 빠진 통일신라 동물들'전은 통일신라 우물에서 확인된 다양한 동물뼈를 한 자리에 모은 최초의 전시다. 이들 동물 뼈를 통해 당시 신라 사람들과 공생하던 동물에 대한 정보를 알고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별전 외에도 경주의 풍요로운 역사를 음미할 수 있는 3개동의 상설전시실과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 국보 38호 고선사터 삼층석탑을 볼 수 있는 박물관 뜰 야외전시실도 꼭 돌아봐야 한다. 국립김해박물관은 '땅 속에 묻힌 염원-창녕 말흘리 유적 출토유물 대공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지름 70cm의 구정이 안에 놓인 쇠솥에서 300여 점의 금빛 찬란한 불교 관련 공예품들이 출토됐다. 이 귀한 장엄구를 땅에 몰래 묻어두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1,200년 전의 시대적 상황을 추적해 보는 건 어떨까. 국립진주박물관은 지역 문화를 조명하는 지역전의 첫 전시로 '산청' 특별전을 마련했다. 국보 233호 '영태이년명 납석제호'등 문화재 478건 1,269점을 전시했다. 경남의 역사를 살펴보는 상설전시실 외에 호국정신을 경험할 수 있는 '임진왜란실' 등이 있다. 국립제주박물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염원의 실현, 상형토기'전은 국보 91호 '말 탄 사람모양 토기', 보물 637호 '수레바퀴모양 토기' 등 30여 점이 전시됐다. 박물관은 제주국제공항청사 1층에 국보급 유물 복제품 50여점을 전시한 '작은박물관'을 운영해 국내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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