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너무 고지식했다
제5보(67~81)
왕레이는 69로 하변을 지켰고 대세점인 70은 창하오의 권리가 되었다. 여기서 다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백이 유망해진 것이다.
“흑71의 후수 보강은 꼭 필요한가?”
묻는 사람은 필자. 대답한 사람은 이창호.
“필요하지요. 손을 빼면 끊어지니까요.”
참고도1의 백1 이하 7로 끊어지면 흑이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흑71은 너무 고지식한 수비 같은걸. 다른 식을 지킬 수는 없었을까.”
“맞아요. 너무 고지식했어요. 가로 들여다본다든지 해서 다른 식으로 지켰어야 해요.”
“백78까지 쳐들어가게 돼서는 백이 이기는 흐름이겠지?”
“아녜요. 그 수가 좀 심했어요.”
백78이 과수였다고 한다. 참고도2의 백1 이하 5를 선수로 두고 7로 뛰어나갔으면 간단하게 백이 이기는 바둑이었던 것이다. 실전은 흑79가 날카로워서 백이 갑자기 엷어졌다. 다시 바둑판이 출렁거린다.
/노승일․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7/06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