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만 카이스트 녹색교통대학원 교수
한계에 이른 대기업 새 수익모델 없어
교통물류 혁명으로 실업·양극화 풀자
최근 중국의 알리바바, 샤오미, 일본의 소니, 미국의 구글, 애플, 우버 등 외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온 삼성, 현대, LG, SK 등 대기업들의 매출액은 제자리를 맴돌고 영업이익은 줄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대기업 규모에 걸맞는 눈에 띄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이들은 삼성그룹 매출액(302조원) 하나로만도 우리나라 한 해 예산 규모(376조원)에 버금갈 정도로 규모가 크다. 따라서 대기업들의 침체는 우리 경제 전반의 침체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세월호와 메르츠 문제로 코너에 몰려 있다.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36년간의 일본 강점기와 6·25 전쟁의 폐허에서도 굴하지 않고 지금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자긍심과 자신감은 어디로 가버렸나. 어떻게 이 쓰러져 가는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꿈이 필요하다.
우리가 세계의 중심에 서는 교통물류의 허브(HUB)가 되는 꿈을 꾸어보면 어떨까? 시속 400km로 달리는 초고속열차로 전국을 1시간 출·퇴근권으로 바꾼다던 지, 수도권과 남부권에 경쟁력 있는 대규모 허브 공항·항만단지를 만들어 세계물류 중심이 된다든지, 대륙횡단철도에 쓰이고 있는 광궤나 표준궤도 철도 모두 이용 가능한 세 가닥의 레일을 깔아 열차로 대륙횡단철로를 통해 중국, 러시아, 유럽을 자유자재로 갈 수 있게 한다든지, 대형선박을 육지로 끌어 올려 달리게 하는 레일운하 기술로 세계 물류판도를 바꾼다든지, 섬 주변에 부유식 활주로를 설치해 우리의 아름다운 섬을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게 한다든지 하는 등등의 꿈을 꾸어보자. 그 꿈에 과학기술을 더하고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치면 그 꿈은 당장 현실로 바뀌고 말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의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는 통로인 교통물류 허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기화로 UPS, Fedex, Schenker 등 세계 굴지의 물류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둥지를 틀고 우리나라 물류기업은 세계적인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또 이들 주위로 공장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게 되고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은 느낌 있는 관광명소로 바뀔 것이다. 우리의 북촌, 경리단길, 세로수길, 홍대앞 등을 역동적인 모습으로 바꾼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를 기화로 수천 종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골칫거리인 중·장년층 실업문제, 양극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인 자유를 지켜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단기성 부동자금은 700조원에 이르고 시중금리는 0%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 경우 도로, 철도,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의 경제성 여부를 판단하는 사회적 할인율 역시 0%에 더욱 가까워지고 여태 경제성이 문제 돼 추진할 수 없었던 여러 사업들이 경제성이 있도록 추진될 수 있다.
과거 우리의 성장에 힘이 됐던 헝그리 정신으로는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 이제 사물과 현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샘 쏟듯이 나오는 창의력을 발휘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과감한 도전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유, 공정, 생각, 변화, 혁신, 전략, 인재, 고용, 과거 등 당면하거나 우리 인류가 수천 년 간 고민했던 화두에 눈길을 돌려 답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를 허브로 만들어줄 새로운 친구를 쉽게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