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대차 임협 잠정합의안 부결 파문 '勞 이기주의' 비판 고조

추가협상 여부 싸고 최악의 노사대립 우려속<br>勞 잔업거부 움직임속 社 "교섭없다" 단호<br>대립 장기화로 협력사 피해등 후폭풍 예고


현대자동차의 올 노사협상이 노조 내 계파 이기주의로 인한 ‘노노갈등’으로 잠정합의안마저 부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사실상 2번에 걸친 노사 간 잠정합의가 결국 조합원 투표를 통해 무산됨으로써 올 노사협상은 역대 최장, 최악의 갈등구조로 치닫게 됐다. 특히 이번 사태는 경제위기설이 가중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는 ‘노조 이기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고 거세지고 있다. 노조 측은 잔업 및 특근 거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사측도 ‘더 이상의 교섭은 없다’며 원칙으로 맞서 노사 대립 장기화에 따른 심각한 경영 차질까지 우려되고 있다. ◇ 찬반투표 왜 부결됐나=현대차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지난 4일 실시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 조합원 61.21%의 반대로 노사 간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당초 잠정합의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기는 했어도 이처럼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되자 사측은 물론 현 노조집행부도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노사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8번째지만 2000년 이후에는 지난 2001년 임금 및 단체협상과 2002년 임금협상 등 두 차례뿐이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산별 중앙교섭과 지부교섭을 거치면서 불거진 전례 없던 ‘노노 갈등’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해 재교섭 결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조합원들 뭘 원하나=요즘 현대차 현장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임금이 깎여가며 투쟁했는데 남는 게 없다” “최소한 성과급이 400%는 돼야 한다”는 등의 과도한 요구가 판을 치고 있다. 현대차 노노 갈등을 야기했던 반집행부 현장조직들은 이 같은 정서를 등에 업고 “투표 부결로 주간 연속 2교대제의 완전 쟁취와 성과급 추가지급 약속을 받아내자”며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결국 한푼이라도 ‘돈’을 더 받아내겠다는 요구가 일반 조합원들에게 먹힌 셈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는 현행 10+10시간 근무체제를 8+8시간으로 바꾸되 임금 손실은 없어야 하고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자는 것. 일은 덜하고 임금은 그대로 받겠다는 발상이다. 노사는 이번 잠정합의를 통해 ‘내년 9월까지 현재의 물량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안을 마련한 뒤 시행하자’는 현실적 안에 합의했으나 조합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 측에서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던 ‘성과급 300%+300만원’ 지급도 조합원들의 높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 향후 협상 어떻게 되나=사측은 이번 잠정합의안 부결로 ‘더 이상 노조가 기대하는 추가제시안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는 다음주 중 재교섭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사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부결된 잠정합의안은 회사와 노조집행부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며 “올 노사협상이 연말까지 가는 상황이 되더라도 추가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지도력에 큰 타격을 입은 현 노조집행부도 조급하게 협상을 마무리하기보다 추석을 넘겨서라도 조합원의 기대에 걸맞은 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현대차 주변에서는 양측이 좀처럼 타협안을 찾지 못한다면 추석 이후로까지 협상이 길어지고 이 과정에서 생산 차질이나 협력업체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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