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오피스텔 업계 뿔났다

내달부터 수도권 분양물량 전매제한 적용에<br>업체들 "아파트는 풀어주면서…" 볼멘소리<br>"실수요를 투기세력 매도" 청약자들도 불만


오피스텔 업계가 단단히 뿔났다. 최근 정부가 ‘8ㆍ21 부동산 활성화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전매제한을 대폭 완화해준 데 반해 수도권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오는 9월부터 전매제한을 적용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곳곳에서는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9월부터는 수도권 9개 시에서 오피스텔을 분양 받으면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팔 수 없게 된다. 지난해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내 코오롱 더프라우 오피스텔이 4,855대1의 사상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과열양상을 보이자 오피스텔에 대한 전매제한이라는 극약처방이 내려지게 된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과 오피스텔 청약자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지난해 송도 더프라우 사태는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강도 높은 전매제한과 대출ㆍ세금규제 등으로 갈 곳을 잃은 투자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측면이 크다”며 “이는 오피스텔 시장에 국한된 문제라기보다는 청약시스템 전반의 문제점이 일시에 불거진 것”이라고 말했다. A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라는 취지로 수도권 주택에 대해서는 전매제한을 대폭 완화하면서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없던 전매제한을 새로 만들어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B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돼 주택건설 업체들이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오피스텔 공급에 치중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번 전매제한 규제로 수요가 위축되면 건설업체들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강북권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20~30%까지 폭등하면서 소액의 자금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해 오피스텔 청약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아람(가명ㆍ31)씨는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수도권에서 1억원대의 자금을 가지고 매입할 수 있는 주택이 사실상 오피스텔밖에 없다”며 “정부가 실수요자들까지 한꺼번에 투기세력으로 매도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에 대한 전매제한 적용으로 공급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는 전매제한 이전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총 6,482실이 공급됐거나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7년 2,706실과 2006년 492실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오피스텔 시장은 틈새상품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2004년 4월에도 정부가 오피스텔에 대한 바닥난방을 금지한 후 오피스텔 공급량이 크게 줄었던 사례가 있어 오피스텔 공급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미기자 yi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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