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날·어버이날 등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모든 나라의 어머니들이 자식 사랑에 정도의 차이가 없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특히 한국 엄마들의 자식 사랑은 그 정성과 깊이에 있어 보통을 뛰어넘는다.
더욱이 자녀가 1~2명인 가정이 보편화한 한국에서는 아이를 자신의 분신으로 여겨 제일 좋은 물건, 제일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극성일 정도로 정성을 쏟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에 버금가는 혹은 오히려 더 극성인 엄마들이 있으니 바로 유태인 엄마들이다.
필자가 근무했던 한 화장품 브랜드의 창시자 B가 바로 그런 유태인 엄마였다. 사업상 출장이 많은 직위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제일 우선순위는 가족이었으며 해외 출장 중에도 아들 셋의 숙제, 학교 준비물 심지어 신고 갈 양말의 색상까지 국제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챙기는 열혈 엄마였다. 더욱이 아들이 들어갈 학교 정보는 물론 여자 친구 문제까지도 깊게 관여하는 극성 엄마이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는 한국의 일반 엄마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수년 전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녀의 뉴저지 대저택에 초대를 받아 갔을 때 필자는 한가지 매우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의 집은 말 그대로 미국의 부자들이 사는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호화로운 대저택이었다. B는 이미 자신의 브랜드를 글로벌 뷰티 그룹에 경영권을 넘겨 부호의 반열에 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저택의 호화로움 앞에서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필자의 놀라움은 그녀의 저택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때가 겨울이라 그 파티에 온 손님들은 모두 코트를 입고 입장을 했는데 그 코트를 받아서 손님별로 이름표를 나눠주고 번호에 맞게 보관해주는(물론 수수료를 받는다) 일명 '클로킹 서비스(cloaking service)'를 B의 10대 아들 세 명이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큰아들과 이미 안면이 있던 나는 여기서 너희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의기양양하게 엄마가 이 아르바이트를 제안해서 하고 있으며 손님당 클로킹서비스 차지를 5달러씩 받기 때문에 매우 짭짤하다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같은 상황에서 과연 부호 반열에 오른 한국의 엄마들은 자신의 어린 자녀에게 이런 제안을 했을까. 혹시 아들의 인생에 끼어들어 강남에 빌딩을 사주며 편히 살라고 하지 않았을까. 유태인 엄마는 고기 낚는 법을 가르친다. 자녀 사랑, 자녀 교육열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유태인 엄마, 한국 엄마.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참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