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동시다발 악재… 증시 '시계 제로'


-코스피지수 1,930선으로 추락 리비아발 악재에 이어 북한 리스크ㆍ남유럽 악재까지 부각되면서 증시가 ‘시계 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주말 반짝 반등했던 코스피지수는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면서 1,930선까지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리비아 리스크가 해소되더라도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어서 3월에도 증시가 좋은 흐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증권사들은 중동 사태 등이 더 나빠질 경우 코스피지수가 1,85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13포인트(1.23%) 하락한 1,939.30에 마감됐다. 코스피지수가 1,930선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은 2,200억원을 내다 팔면서 5거래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닷새 동안 외국인들이 내다 판 금액만 1조2,000억원에 달했다. 리비아가 내전양상으로 빠져들면서 다른 중동지역으로의 확산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날 북한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지난 주말 북한은 이날부터 실시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연평도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 남유럽(PIIGS) 국가들의 국채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하면서 재정위기가 재발할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올해 전체의 16%에 해당하는 850억유로 규모의 국채만기가 3월에 집중되는데 이의 상환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남유럽국가들의 리비아산 원유수입 비중이 20% 가까이돼 유가급등에 따른 성장률 둔화 가능성도 있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5,846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9월2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중순 처음 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됐을 때만 해도 1,950선에서는 지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증권가에서도 해외 악재들이 잇따라 튀어나오자 지지선을 1,900 미만으로까지 낮춰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코스피지수가 1,880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고 대신증권은 리비아사태가 악화될 경우 1,850선까지 조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펀드멘털 이슈는 아니지만 대외적 변수들로 인해 당분간 변동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낙폭과대주와 대형우량주를 중심으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조정 가운데서도 반등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국내증시의 주가수익배율(PER)은 2005년 이후 평균치(10.2배)를 밑도는 9.5배 수준으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다. 연기금과 정부자금은 지난주 3,500억원의 주식을 매수하며 지수하락의 완충자금 역할을 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동사태는 리비아사태를 정점으로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과거 경험으로도 강세장에서 10% 내외의 조정은 충분히 가능한 데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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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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