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매트릭스 스타일’ 스크린 달군다

할리우드 자본은 끊임없이 시리즈를 추구한다. 한 작품이 일단 성공하면 더 많은 제작비를 들여 후편 기획에 들어간다. 인기와 호기심 덕분에 덤으로 생기는 홍보효과는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올 극장가는 유난히 할리우드 시리즈 영화 홍수를 이룬다. 먼저 계절보다 앞당겨 치러지는 올여름 스크린 전쟁의 예고를 알린 `엑스맨2`가 지난달 30일 전세계 동시 개봉해 5일만에 전세계 1억5,482만달러의 수익을 올려 명실공히 올해 첫 블록버스터로서의 거대한 위용을 과시했다. 또다른 관심작 `매트릭스 2- 릴로디드(Matrix2 Reloaded)`가 23일 전세계 동시 개봉된다. 이어 조너선 모스터감독의 `터미네이터3`, 얀 드봉감독의 `툼레이더 2`, 존 싱글턴 감독의 `분노의 질주 2`, 드루 배리모어ㆍ카메론 디아즈ㆍ데미 무어 주연의 `미녀 삼총사2-맥시멈 스피드`, 마이클 베이감독의 `나쁜 녀석들 2`등 10편에 가까운 작품들이 6월과 7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스토리와 현란한 스타일의 액션으로 장르와 형식의 상식을 변화시킨 `매트릭스`시리즈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가장 자극하는 작품이다. 4년간의 기다림끝에 `매트릭스 2- 릴로디드`가 지난 12일 언론에 첫 공개됐다. 제패니메이션과 쿵후영화, 사이버펑크문학, 성경과 보드리야르까지 아우르는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매트릭스`는 본래 3부작으로 기획됐다. 1999년 1편의 대성공을 맞은 워쇼스키 형제는 시리즈의 2,3편인 `매트릭스2 릴로디드`와 `매트릭스3 레볼루션(Revolutions)`을 한편의 작품처럼 제작 완료해 2편을 여름에, 3편을 11월경 전세계 공개한다. 시리즈 전체 기둥줄거리는 전 지구가 컴퓨터 프로그램인 `매트릭스`의 통제를 받는 상황에서 기계들에 저항하는 세력이 인류 최후의 보루인 `시온`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인간은 기계의 노예가 됐고, 가상공간을 현실로 믿고 살아가는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저항군인 모피어스가 건넨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로서의 자신의 운명을 받아 들이며 하늘을 향해 힘껏 날아오르며 `매트릭스`1편을 끝낸 네오. 2편에서 네오는 바이러스처럼 100명으로 자가복제된 스미스 요원과 싸워도 지지 않을 만큼 강력해졌다. 그의 활약도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인류 최후의 도시 시온의 위치를 파악한 기계들은 인류 압살계획에 착수한다. 네오가 매트릭스와 시온을 오가는동안, 트리니티는 세계를 지배하는 컴퓨터에 진입하는 관문을 알고 있는 키메이커를 구해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매트릭스2…`에는 전편에서 인류의 구세주로 지목된 네오(키아누 리브스)와 그의 연인이자 여전사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 그리고 시온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저항군의 리더인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등이 그대로 등장한다. 1편에서 네오에게 패배당했던 스미스 요원(휴고 위빙)은 자기 복제능력을 지닌 채 부활하며, 여기에 시온 저항군의 핵심 멤버 니오베(제이다 핀켓 스미스), 네오를 유혹해 위험에 빠뜨리고자 하는 페르세포네(모니카 벨루치)등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됐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게임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동서고금의 각종 대중문화와 인문학적 주제가 어김없이 뒤섞여 있다. `매트릭스 스타일`을 유행시킨 독특한 시각효과나 엄청난 물량을 동원한 액션 장면등은 한층강화되었다. 17분짜리 전투 시퀀스 하나를 찍는데 4,000만달러가 소요되었고, 더욱 강력해진 요원들과의 추격신을 위해 240만달러를 들여 미국내 알라메다 해군기지에 3.2km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직접 건설하기도 했다. 특수효과가 동원되는 컷이 2,500개(2편에서만 1,000여개로 412컷에 특수효과가 쓰인 1편에 비해 2배 이상의 수치)에 달할 정도로 전편보다 스펙터클과 스케일을 압도한다. 그만큼 훨씬 복잡해진 와이어 액션과 쿵후가 빠르고 화려하다. 네오가 시속 2,000마일로 날아오르는 장면과 스미스요원과 결투하는 장면, 트리니티와 모피어스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콘테이너위를 자유자재로 옮겨다니며 벌이는 추격전, 유령처럼 자유자재의 공간이동 능력을 지닌 트윈스등의 장면 등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전편이 가지고 있었던 철학적 깊이감이나 풍부한 세계관은 거세된 채 오락성만 강화되었다는 평가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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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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