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리빌딩 파이낸스 2015] 건강·배상책임보험서 신성장 돌파구 찾아라

고령화로 건강보험 수요 늘어 시장활성화 대비 역량 키워야

급속 성장하는 배상책임보험도 외국 사례 벤치마킹 사업 확대를

보험산업 수익성이 벼랑 끝에 몰려 있지만 다행인 점은 다른 금융 섹터와 달리 돌파구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 시장이 대표적이다. 늙음과 위험을 성장 자양분으로 삼는 보험산업에 고령화 현상은 위기가 아닌 기회다. 고령화 현상이 심해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바로 건강보험이다. 보험산업이 길게 보면 밝은 이유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 아태 유통부문 대표는 "시장이 성숙기가 되더라도 다른 형태로 수요가 계속 발생하는 게 보험산업"이라며 "특히 건강사업 부문에서 핵심역량을 갖출 수 있다면 산업 전환기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 선진국에서는 건강보험 시장이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미국·유럽 등 보험산업이 발달한 금융선진국의 경우 보험산업의 구조 자체가 우리와 다르다. 이들 선진국 보험시장은 생명보험·손해보험·건강보험 등으로 삼분화돼 있다. 반면 국내 보험산업은 생보와 손보로 양분화돼 있고 건강보험은 제3보험의 형태로 생보·손보 모두가 취급한다.

시장 세분화는 해당 시장이 발달하는 기본적 토대가 됐다. 고령화 추세에서 건강보험 사업에만 주력할 수 있다 보니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가능하다. 미국의 상위권 건강보험사인 웰포인트·휴마나 등은 건강보험 판매 외에 의료·요양서비스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얻고 있다.


조명기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건강보험은 분명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생보사와 손보사가 여러 상품 중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을 뿐 시장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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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이에 따른 헬스케어 시장확대는 보험산업에 주어진 시대적 선물이지만 국내시장의 준비태세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제도적으로 걸림돌이 너무 많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관련 시장을 확대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현행 의료법은 영리기업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건강보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의료서비스가 필수적이지만 관련법에 의해 무기 자체를 손에 쥘 수가 없다. 대기업들이 정보기술(IT), 보험 등을 아우른 헬스케어 사업을 하려고 해도 한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하나는 배상책임보험이다. 미국 배상책임보험 시장만 봐도 현재 13억달러 규모에서 향후 7년간 50억달러 규모로 3배 이상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여전히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최근 수년간 배상책임보험 시장 규모가 성장해왔지만 일반 손해보험에서 배상책임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에 정체돼 있다.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는 한국 손해보험은 세계 10위 수준이나 배상책임보험은 세계 10위인 중국의 42% 수준(2008년 기준)이다.

특히 사이버배상책임보험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참혹하다. 최근 한국에서도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사이버배상책임보험 규모는 연간 42억9,000만원 수준이며 침투도(GDP 대비 보험료)는 0.00031%로 미국(0.0077%)의 25분의1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장래성 있는 배상책임보험, 특히 정보유출배상책임보험 시장에 눈을 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노력은 실질적인 정보 유출 피해자인 고객들에게 최후의 보루가 돼주기 때문에 대고객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사이버 배상책임보험 수요가 늘었지만 국내 상품은 담보하는 손해 종류가 제한적이고 면책 조항이 많아 고객 필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손해보험회사들은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는 기업들이 사이버 리스크 컨설팅을 필요로 하는 것을 인식하고 외국 사례를 벤치마크해 관련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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