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中企 회사채시장 '찬바람 쌩쌩'

신용낮은 회사채 수요사라져 10월엔 발행 전무<br>금융경색 해소 기미없어 자금난 더욱 심화될듯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 창구가 얼어붙었다. 특히 단기간에 글로벌 신용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국면이 해소될 기미가 없어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 기업들이 일반회사채 공모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2조2,539억원으로 전월의 3조9,953억원보다 43.6% 감소했다. 중소기업은 한 곳도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대기업도 발행한 일반회사채가 1조3,989억원으로 전월 대비 27.7% 감소했다. 중소기업들은 올 초 만해도 매달 1,000억원에 가까운 회사채 발행 실적을 올렸지만 7월에 280억원, 9월에 98억원으로 급감했다. 중소기업의 이런 부진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10월에는 신용등급별로 BBB등급 내(BBB+~BBB-)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실적도 전무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문제는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달 들어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생은 늘어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증권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11월 들어 21일까지 1조2,533억원의 일반 회사채가 발행됐다”면서도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에 돌아간 물량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신용제 금감원 금융조사역은 “회사채 발행이 점점 급박한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며 “운영목적 발행이 전월 대비 13.7% 증가한 반면 차환 및 시설목적 발행은 감소한 게 그 반증”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금융권으로도 파급되고 있다. 신용카드사ㆍ증권사ㆍ할부금융사 등 제2금융권의 금융채 공모 발행액은 전월 1조5,998억원에서 10월에 7,050억원으로 55.9%나 급감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대형 금융기관인 은행채 발행액이 4조1,771억원으로 전월보다 23.0% 줄어드는 데 그친 것과도 대조를 이룬다. 세부적으로는 할부금융채 발행이 1,350억원으로 전월 대비 81.8%, 카드채는 5,7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3.7% 감소했다. 증권사는 9ㆍ10월에 채권 발행이 하나도 없었다. 물론 은행이라고 다 나은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중은행채가 4조1,071억원으로 전월 대비 20.9% 감소한 데 비해 지방은행채는 700억원으로 69.9%가 줄어들었다. 한편 상장사들이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3,090억원으로 전월의 1,681억원보다 83.8% 증가했다. 증시침체가 길어지면서 IPO나 유상증자에 어쩔 수 없이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증시가 반짝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올 들어 10월까지 주식발행을 통한 총조달실적은 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4% 감소했다. 이로써 10월에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회사채와 주식 등 유가증권 공모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액은 총 6조7,400억원으로 전월보다 2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 금융조사역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중소기업, 중소형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실적이 특히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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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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