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잠재부실 반영땐 1兆적자

은행 잠재부실 반영땐 1兆적자금감원, 일반은행 상반기 영업실적 발표 국내 17개 일반은행 중 선진국 수준의 수익성을 갖춘 곳은 3개 은행에 불과했다. 또 상반기 은행권은 워크아웃 여신 등 숨은 부실요인을 모두 감안할 경우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빛은행은 다른 은행처럼 삼성자동차 손실 대가로 받은 삼성생명 주식을 특별이익(2,669억원)으로 반영하지 않았을 때 홀로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은행들은 특히 지난해 상반기 주식활황으로 대규모 유가증권 투자이익을 낸 데 비해 이번에는 우량은행들까지 대부분 유가증권 부문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주택은행 1위, 최하위와 1조원 이상 차이=금융감독원의 상반기 영업실적 자료에서 나타난 흑자 1위 은행은 주택은행. 잠재부실을 모두 반영하고도 3,7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수수료 부분에서만 2,70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9개 은행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잠재손실을 100% 반영했을 때 서울·한빛은행이 7,174억원과 7,10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1위와는 무려 1조1,000억원에 가까운 차이가 난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하반기에 상반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경우 상반기에 이미 잠재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에 1조6,000억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문제 등 변수는 도사리고 있다. ◇3개 은행, 선진국 수준 수익성=17개 은행 중 선진국 수준의 수익성을 나타낸 곳은 3개 은행(주택·신한·제일)에 불과했다. 선진국 수준의 수익성은 통상 총자산대비이익률(ROA)이 1% 이상인 곳. 이익을 가장 많이 낸 주택은행이 ROA 1.45%로 수위를 기록했으며 신한은행도 1.07%의 호성적을 보였다. 반면 절대 순이익 면에서 2위였던 국민은행은 수익성 면에서는 0.64%에 머물러 자체 구조조정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신탁손실 절대적(은행별 세부손실내역)=은행권의 부분별 손익을 살펴본 결과 역시 신탁부분이 골병에 들었음을 엿보게 했다. 충당금적립전이익에서 신탁만이 유일하게 3,705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 나머지는 기업부실에서 발생했다. 특히 주가하락으로 인한 유가증권 부문의 손실이 눈에 띄었다. 조흥은행은 유가증권에서 지난해 상반기 2,170억원의 이익을 올렸으나 올해는 284억원의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2,350억원의 유가증권 이익을 올렸던 한빛은행도 6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량은행이라는 신한·한미은행도 74억원과 117억원의 유가증권 투자손실을 입었다. ◇적자은행 대부분 정상화 계획 제출대상(?)=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시중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실사 결과를 토대로 부실은행으로 꼽히는 은행으로부터 정상화 계획을 제출받아 다음달 말께 금융지주회사로의 통합 대상을 선정할 방침. 이번 결산실적이 1차 생존시험이었다면 10월 정상화 계획 평가는 2차 시험이 된다. 잠재부실 반영 후 적자은행 9곳 중 지방은행인 대구·전북·경남은행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개 은행도 안심할 수는 없다. 공적자금 투입은행인 조흥까지 포함하면 7개 은행 가량이 「부실은행」의 낙인이 찍혀 정부의 생존시험을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결산 상황만을 놓고 보면 은행 적자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 공적자금 추가 투입규모도 2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8/10 17:4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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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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