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거래자금 원천까지 샅샅이 찾아낸다

■ 부동산투기 세무조사<br>"면역력 강해진 시장에 약발 먹힐까" 우려 잇따라<br>"결국 공급 늘릴수밖엔…" 정책기조 변화 조짐도

거래자금 원천까지 샅샅이 찾아낸다 ■ 부동산투기 세무조사"면역력 강해진 시장에 약발 먹힐까" 우려 잇따라"결국 공급 늘릴수밖엔…" 정책기조 변화 조짐도 이종배기자 ljb@sed.co.kr 10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브리핑 내용을 보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부의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 쓰나미'에 정권의 존립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다. 위기감이 큰 만큼 대책도 절박하다. 투기지역에 대해 단순히 실거래가 조사뿐 아니라 거래자금 원천까지 샅샅이 조사하겠다고 한 부총리는 밝혔다. 오죽했으면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발을 들여놓지 않던 한은까지 나섰을까. 정부는 가능한 공권력을 총동원할 태세다. 국세청은 당연히 나선다. 국세청은 투기우려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건설교통부는 물론 검찰ㆍ경찰도 나설 분위기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대대적인 투기대책이 실제 효과를 볼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대한 면역력이 워낙 강한데다 정부 대책이 오히려 해당 지역을 인기지역으로 만들어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도 서서히 바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의 핵심은 공급확대보다는 수요억제다. 부동산보유세 인상, 실거래가 과세, 재건축 규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수요억제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급확대 방향으로 서서히 옮겨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이날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에 대해서는 강력한 투기억제책을 쓰겠지만 결국 집값은 공급확대에 의해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하반기에 추가로 신도시 개발과 그린벨트 지역의 국민임대주택단지 건설계획이 발표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투기수요 관리 중요하다=한 부총리는 중장기적으로 토지공급을 늘려 공급물량을 꾸준히 확대해나가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투기수요 억제에 치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이득에 대해서는 철저히 세금으로 환수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날 "공급은 시간이 걸려야 효과가 나온다"며 "이에 따라 현재 중요한 것은 투기적 수요관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부동산시장의 특징은 양극화이며 밴드왜건(band wagon) 효과도 존재한다"며 투기적 수요가 확산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미 이달 초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 이날 한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추가대책이 어느 정도 완성됐음을 시사한다. ◇조세정책에 초점 맞춰질 듯=건설시장 침체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전개될 전방위 대책은 규제강화보다 조세정책을 통한 수요억제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세청은 조만간 부동산 투기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계획을 발표하고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대규모 인력 투입 등 그 어느 때보다 강도가 셀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집값ㆍ토지 값이 오른 지역을 선정한 뒤 그 지역에서 최근 부동산를 사고 판 사람을 조사, 이 가운데 세금 불성실 신고 의혹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이미 행정도시 예정지역 토지거래자료 5,927건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로 과세되는 투기지역 지정을 지금보다 더 강화할 것이 확실시된다. 가격상승 우려가 감지되면 바로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것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수요억제 방편으로 한국은행이 검토하겠다고 밝힌 부동산 담보대출인정비율 축소도 상황에 따라서는 시행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검ㆍ경찰의 재건축 비리 수사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건교부의 추가대책도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과의 전쟁, 효과 있나=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그간 사례를 볼 때 세금 공포를 활용한 수요억제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며 "시장도 그간 수많은 대책으로 내성이 생기다 보니 정부가 의도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시장에 깊이 개입할수록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는 "현 정부정책은 시장의 세세한 곳까지 들어온 상태"라며 "이는 시장기능 마비로 연결돼 인기지역만 가격이 오르는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굿모닝 신한증권에서 10일 부동산 전문가, 펀드매니저, 건설회사 임원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9.9%가 '3년간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쓸 만한 允??없다. 어떤 정책을 써야 가격이 안정될지 모르겠다"며 부동산정책 구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온갖 대책을 내놓아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처럼 부동산시장 역시 이와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5/06/10 18:3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