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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주들이 수익원 다변화와 중국 등 해외 진출 본격화로 내년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당장 올해 말 공연 시즌의 영향으로 올 4·4분기와 내년 1·4분기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K컬처 시장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다. 기존에는 신인 가수들을 발굴해 음악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음반형 기획사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콘서트 공연, 방송, 행사, 캐릭터, DVD, 게임 등 다각화된 콘텐츠를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시키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여전히 음악 콘텐츠를 핵심 사업으로 가져가면서 이 외의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사업 안정화와 수익성 증진을 지향하고 있다"며 "가수들의 움직임 없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상품(MD) 판매가 강화되고 입체 영상을 활용한 홀로그램 공연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스엠의 경우 소녀시대를 모델로 둔 롯데백화점과 합작해 명동 롯데 영플라자에 올 1·4분기 소녀시대, 2·4~3·4분기에 아이돌그룹인 엑소(EXO)를 중심으로 한 SM타운 팝업스토어 MD 전문샵을 열었다. 증권업계는 MD 전문샵에서 에스엠 가수들과 관련된 문구, 휴대폰 엑세서리 등 1,500여종의 MD 상품이 판매되는데 엑소 팝업스토어의 경우 하루 2,000~3,000여명이 방문해 매출이 하루 5,000만원, 월 15억원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e샵에서 MD 상품 판매를 지속하고 있고 오로라와 와이지 패밀리 상품화 권리에 대한 라이선싱 에이전트 계약 체결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로열티로 받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MD 상품은 아티스트 수익 배분(인세) 외에 특별히 투입되는 비용이 없어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수익성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에스엠은 MD를 포함한 초상권 매출이 약 66억원이었으나 올해는 무난하게 12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수들이 직접 가지 않아도 수익 창출이 가능한 홀로그램 사업 역시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 연구원은 "에스엠은 올해 12월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과 협력해 소속 가수들의 콘텐츠로 짜인 홀로그램 상영관을 내년 2월16일까지 개장할 예정이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KT, 4D 솔루션 전문업체 디스트릭트홀딩스와 홀로그램 콘텐츠 투자배급 조인트벤처인 NIK를 설립했다"며 "이들 업체는 일본을 넘어 중화권·동남아시아 등 타 국가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지역 매출이 큰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함으로써 엔저 리스크를 상쇄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은 일본 매출 비중이 지난해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48%였으나 올해는 39%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 매출 비중이 높아 엔화가 10% 추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경우 순이익이 7% 감소될 것"이라며 "다만 엑소·슈퍼주니어 등을 중심으로 일본 외 지역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고 중화권 매출이 지난해 8%에서 내년에는 2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일본 매출 비중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중국에서 반응이 빠르게 나오는 지드래곤과 싸이를 축으로 중국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올해 말 공연 시즌을 맞아 당장 올 4·4분기와 내년 1·4분기부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싸이 국내 공연, 빅뱅 일본 돔투어 등 연말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1·4분기부터 이 수익이 매출로 잡혀 내년 1·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싸이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컴백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번에 신곡을 발표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콘서트로 이어질 수 있어 싸이 기대감도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역시 연말 동방신기 일본 스타디움 콘서트, SM타운 중국 공연 등 공연이 평소보다 많이 기획돼 있다"며 "에스엠은 해외 기획사를 끼지 않고 직접 공연을 하는 경우도 많아 4·4분기부터 실적 모멘텀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올 4·4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