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T옴니아 잘나가는 이유 있었네"

삼성전자-SKT "아이폰 넘자" 기획부터 개발까지 철저한 협력<br>출시 3주만에 누적판매량 1만 5,000대 넘어

최지성(가운데)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과 김신배(왼쪽) SK텔레콤 사장이 최근 열린 T옴니아 출시 발표회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8’ 행사장.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과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 은밀히 귀엣말을 나누며 두 손을 맞잡았다. “애플의 아이폰을 뛰어넘는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바르셀로나 결의였다. 이후 10달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 풀터치스크린폰 T옴니아의 초반 기세가 무섭다. T옴니아는 14일까지 하루 평균 1,000여대씩 개통, 출시 3주 만에 누적판매량 1만5,000대를 넘어섰다. 100만원대의 비싼 가격, SK텔레콤 독점공급, 윈도모바일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인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인기다. T옴니아가 이처럼 약진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은 치열했던 개발과정에 숨겨져 있다. T옴니아를 내놓기 위해 국내 1위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T가 제품기획에서부터 개발까지 일심동체처럼 협력했던 것. 시작은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불을 당겼다. 바르셀로나에서 두 수장의 도원결의 이후 양 사는 프로젝트 명을 ‘아이폰을 넘어(Beyond 아이폰)’로 정하고 일사천리로 움직였다. 삼성전자에서 영업, 상품기획, 사용자메뉴(UI) 분야 임원 등이, SKT에서는 영업본부장, 데이터본부장 등 주요 임원 10여명 이상이 매달 1번 이상 모였다. 이에더해 제대로 시장을 열어보자는 뜻으로 뭉친 각 사 실무진들은 매일 2~3시간 이상을 머리를 맞댔다. 아이폰을 넘어서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만큼 아이폰을 집중 해부했다. 사내 모니터링과 사용자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스마트한 폰’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뿐이었다. 1위 업체들간의 협력이다 보니 자존심 문제가 불거져 의견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불꽃튀는 토론이 사그라들즘엔 서로 한 발짝씩 물러서 타협점을 찾아냈다. ‘사용하기 쉬운 폰’,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자’는 큰 틀에서 일을 진행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UI정책을 포기하고 T옴니아 만의 새로운 UI를 개발했다. 메뉴 화면 아이콘(GUI)도 다시 디자인했다. SKT도 무선랜(와이파이) 사용을 허용하고 날씨ㆍ증권ㆍ뉴스 등의 정보를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토록 했고, 통합UI 정책을 포기했다. 최대한 쉽고 재미난 UI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성공포인트는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폰’을 만들겠다는 의지. T옴니아는 이례적으로 기존에 출시된 해외 버전보다 국내 출시 제품 사양이 더 좋다. 삼성전자는 LCD화면을 3.2인치에서 3.3인치로 확대하기 위해 전면부 테두리 두께를 줄이면서 경사를 주는 시도를 했다. 제품 두께도 줄였고, 디자인도 기존의 제품과 차별화했다. 국내 최고 업체들간의 만남으로 오랜 산고 끝에 탄생한 T옴니아가 이번 주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T옴니아 화이트 및 16GB 버전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 불모지인 한국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