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쌍용그룹 계열 2개사의 부채가 자산보다 무려 8,600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은 이같은 순자산가치 마이너스 부분을 상쇄하기 위해 무려 7,500억원에 이르는 규모의 부채를 출자로 전환하고 1,65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이 무리한 워크아웃 방안을 추진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쌍용그룹의 워크아웃 대상인 쌍용건설과 남광토건에 대한 산동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지난해 9월말 현재 두회사의 부채가 자산보다 무려 8,625억원이나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당초 회사측이 제시했던 산자산가치 마이너스부분(1,261억원)보다 무려 7,364억원이나 많은 것이다.
특히 쌍용건설은 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자산규모가 당초 회사측이 제시했던 것보다 6,398억원이나 적은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회계감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두 회사의 부채초과 부분이 이처럼 크게 나타나자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은 최근 운영위원회에서 쌍용건설과 남광토건에 각각 6,500억원과 1,000억원의 부채를 출자로 전환, 순자산 가치 마이너스 부분을 상쇄시켜주는 내용의 워크아웃 방안을 제시했다.
조흥은행측은 신규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PQ(입찰자격사전심사)를 받아야 하는 건설업체의 특성상 부채 초과부분을 출자로 전환하는 방식을 통해 순자산가치를 플러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흥은행은 이와함께 쌍용건설에 오는 2000년까지 국내 운영자금으로 605억원, 해외 운영자금으로 8,881만달러 등 총 1,652억원을 신규로 지원해야 한다고 채권단에 밝혔다.
채권단은 대신 채권보전책으로 현 경영진(김석준, 장동립)의 개인입보와 감자후 쌍용양회공업이 출자하는 쌍용건설 주식을 공동담보로 설정키로 했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의 이성규(李星圭)사무국장은 『쌍용의 경우 출자전환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회생을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달리 대안이 없다』며 현실적 한계를 내세웠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대상업체의 경영권도 박탈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특혜의 소지가 있다』며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한편 채권단은 쌍용양회를 주력으로 한 그룹측이 쌍용건설과 남광토건에 1,000억~1,700억원 규모를 신규투자하는 방안도 요구하고 있다. 【김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