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이기택 부장판사)는 27일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인혁당) 사건 재심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형사사건 재심의 경우 검찰이 3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즉시항고)하지 않으면 법원이 재판 일정을 잡아 심리하게 되므로 인혁당 사건은 30년만에 법정에서 진상이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재심 대상 판결의 대상이 되는 공소사실에서 당시 중앙정보부 수사관과 경찰관이 수사과정에 피고인들에 대해 독직 폭행을 한 점이 인정된다”며“이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7호의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심 개시 결정의 주된 사유로 당시 수사과정에서 피고인들에 대해 구타와 고문 등 가혹행위가 자행됐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을 들었다.
‘인혁당 사건’은 박정희 정권 당시 반정부 민주화운동에 나선 학생들에 대해 중앙정보부가 남한에서 암약한 인혁당과 연계를 맺고 이를 재건해 공산혁명을 기도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 지난 75년 4월9일 대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사건으로 재판 다음날 사형이 집행돼 ‘사법살인’으로 불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