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프랑스 국채 쓸어담는 일본 투자자

'日 장기 불황때처럼 불마켓'

유럽판 재패니제이션에 베팅

5월에만 발행물량 60% 매입

일본 투자자들이 이른바 '유럽판 재패니제이션(Japanization)'을 노리며 최근 프랑스 국채를 대거 매입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패니제이션'이란 지난 1990년대 이후 장기침체를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는 현상을 말한다.

5월 일본 투자자들은 6조6,000억엔(약 66조2,930억원) 규모의 프랑스 국채를 매입,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월간 평균 1조엔 규모를 매입했던 것의 6배가 넘는 액수다.


매도물량을 뺀 순매입 규모 역시 1조9,000억엔에 달했는데 이는 프랑스 정부가 이 기간 신규 발행한 국채의 60%를 넘는 수준이다. 관련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은 지난달 역시 신규 발행 프랑스 국채의 4분의3 이상을 일본 투자자들이 쓸어담았을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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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자자들의 이 같은 프랑스물 사재기를 놓고 시마즈 히로키 SMBC닛코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디플레이션과 장기간의 제로금리, 즉 재패니제이션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위험수치인 '1% 밑'을 7개월째 맴돌고 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 인하(0.15%) △마이너스 예치금리 도입 등 통화 확대 방안을 내놓았고 이를 통해서도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실시했던 양적완화(QE)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잃어버린 20년'의 굴욕을 겪은 1990년대 이후 일본 장기불황 때와 유사한 경험을 유럽이 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는 "(잃어버린 20년 동안) 정부가 풀어놓은 유동성으로 일본 국채시장은 장기간 불마켓(상승장)을 형성했다"며 "최근 유럽의 모습에서 '데자뷔'를 느낀 일본 투자자들이 유로존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프랑스 국채는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안전자산이라는 점에서 유로존 내 다른 국채보다 돋보인다. 프랑스 10년물의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주 사상 최저치인 1.5%까지 내려갔지만 여전히 같은 기간 일본 국채(0.54%)보다 3배나 높다. 반면 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등 최근 재정위기를 겪었던 이른바 유로존 주변국들에 비해서는 우수한 신용등급을 보여 유로존 금융자산 중 매력이 가장 높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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